조롱당한 전북혁신도시 관련기관, 속만 ‘부글부글’

국민연금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강한반박 그러나 공식대응에는 신중한 입장
국민연금 비롯 이전기관들, 도·시가 강력하게 나서 줬으면 하는 분위기
노골적 비하 당한 농진청도 내부 분노 폭발, 그러나 기관장 소극적 대응에 사기 급 저하
전주상의도 당초 강력성명 준비했으나 대응 자제
도민들 실망 극에 달해…2011년 LH굴욕 다시 재현될 가능성 높다는 여론 커

외신과 국내 일부 보수언론의 원색적인 조롱에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관련단체들이 속만 태우고 있다.

기금운용본부 흔들기를 적극 막아야할 주체들의 소극적인 대응에 2011년 ‘LH 굴욕’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난데없이 ‘축사분뇨’ 진원지로 오해받은 농촌진흥청과 국립축산과학원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공식대응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당사자인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공단 측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지역균형발전의 대의와 국격을 훼손하는 보도라는 입장만 조심스레 내비쳤다. 그러나 공단은 이번 보도가 ‘지역비하’가 본질이기 때문에 전북도와 전주시 등 도내 지자체와 정치권이 주체로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정주여건’ 개선에 속도를 내야한다 게 혁신도시 공공기관 측 분위기다.

반면 도내 지자체와 시민사회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논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고 있다.

전주상공회의소는 당초 부산상의 측에 반박하는 성명을 준비했으나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주상의의 대응 자제는 도 측에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직원들은 힘들게 쌓아온 기관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절하됐다고 토로했다.

농촌진흥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 청이 무슨 혁신도시 혐오시설처럼 묘사됐다”며 “나 말고도 보도를 접한 우리 청 직원들에게 지인들의 연락이 빗발치고 있어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고 전했다.

축산과학원 직원들은 “윗선의 눈치보기에 대놓고 표현은 못하겠지만, 이 문제를 그대로 넘어가면 우리 연구원들 자존심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창범 축산과학원장은 “너무 화가 나지만 국가기관이 언론에 대응하는 것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청장께 이 문제를 보고 드렸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공식대응하지 않는 것은 기금운용본부 보도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도내 지자체와 이전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에서 파생된 국내 일부 언론의 비하보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주상공회의소 김순원 사무처장은 “기금운용본부 흔들기에 우리 전주상의 측에서 성명을 준비하고 즉각 대응하고자 했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하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됐다”며 “대응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닌 시점을 잘 조율해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