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꽃이 피기까지는-이원구

기나긴 추위에서 움츠려 참았었고

바위틈 한 방울 물 생명수 되어 주며

자갈밭 생명 없는 곳 뿌리 내려 피웠지

씨앗이 떨어진 곳 탓하지 않았었고

그 누구 원망 없이 그 자리 내 자린 듯

뿌리를 뻗고 뻗어서 내 운명을 받았지

누구도 생각 못한 그곳에 꽃은 피고

풍파를 이겨낸 힘 짙은 향 발산하며

아픔을 견뎌낸 너는 활짝 웃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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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피는 일이 어찌 쉽겠는가? 해서 시인 묵객이 시대를 초월하여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찬양한 것이렷다. 무서리 내리고 잠도 오지 않았던 밤을 꽃이 피기 직전의 통증에 비유한 서정주도 있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냐’고 반문을 넘어서서 강변을 토한 시인도 있다. 추위도 참고, 한 방울 물도 감사하며, 떨어진 자리 탓하지 않아야 꽃이 피고 향기가 진하다. 꽃만이 아닐 것이다.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