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겉으로는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 현안의 해법을 찾기 위한 목적을 내세우면서 실제 관광 중심으로 흐르는 사례가 그간 적지 않았다. 지방의원들의 국외 연수가 눈총을 받는 것도 대부분 관광성 외유 때문이었다.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지방의원 연수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외유성 연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주시의회 의원들의 최근 국외 연수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전주시의회 의원 34명 중 30명이 현재 이탈리아와 스위스(1조), 호주와 뉴질랜드(2조)로 나눠 국외 연수중이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연수는‘광장문화 연구 및 문화재 보존방안, 국제슬로시티 발전 방향 구축’이라는 명목을 달았고, 호주와 뉴질랜드 연수는 자연친화도시 수립 및 도시 공간 재창조 발전전략을 세우는 목적을 내세웠다.
외형상 전주시 현안과 관련된 연수로 보이지만, 실제 일정을 살펴보면 일반 관광과 별 차이가 없다. 콜로세움과 오르비에토 성당, 피사의 사탑, 베니스 항구,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와일드 라이프 야생동물원, 스카이타워 전망대, 마오리 민속촌, 양털깎이쇼 관람 등이 일정에 들어 있다. 기관 방문 역시 연수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 많다. 스위스 산악열차 관리청이나 베니스 항구가 과연 전주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다.
지방의원들의 견문을 넓히는 데 국외 연수가 도움을 준다고 본다. 굳이 특정 목적을 내세우지 않고 해외 관광만 하더라도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직간접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의원들의 국외 연수는 시민들의 세금을 사용하는 공무다. 그거나 이번 전주시의회의 연수는 의제 자체부터 문제가 있다. 광장문화 연구나 자연친화도시 수립이 그리 시급한 현안인가. 악취, 폭염, 청년일자리 등 당장의 현안들이 줄줄이 놓여있는 마당에 굳이 관광과 결부된 의제를 선정했다. 국외 연수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전주시의회와 달리 올 국외 연수에 나서지 않는 시군 의회도 많다. 새로 입성한 지방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사정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국외 연수에 나서더라도 연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치밀한 준비를 거쳐 일정을 잡아야 한다. 지방의원들이 국외 연수를 특권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