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는 판단력이 없어서 옳고 그름을 제대로 분별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에 대한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한자어 ‘朦聽骨(몽청골, 듣는 데 어두운 골격)’이 변한 것으로 보는 견해다. ‘멍’을 의태어, ‘텅’과 ‘구리’를 접미사로 보는 어원설도 있다.
하지만 멍텅구리에 쓰인 ‘멍텅’은 ‘흐리멍텅하다’의 ‘멍텅’과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흐리멍텅하다의 표준어는 ‘흐리멍덩하다’인데, 이는 17세기에 ‘맑지 못하고 똑똑하지 못한 것’을 지시하는 데 쓰였다. ‘구리’의 정체는 아리송하지만 ‘몽구리(중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라는 단어에 쓰인 접미사 ‘구리’와 같은 성격의 것으로 놀림을 받을 만한 대상을 지시할 때 쓰이는 말로 여겨진다.
또 바닷고기 가운데 ‘멍텅구리’라는 고기가 있는데 원래는 ‘뚝지’라고 불렸다. 뚝지는 몸이 통통하고 못생긴 데다 동작마저 굼뜨고 느리다. 이 물고기의 속성이 인간에 투영돼 멍텅구리의 의미가 생겨났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