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몰은 기존 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던 제품과 감각적인 매장 인테리어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최근 휴·폐업하는 점포 수가 늘면서 이 사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청년몰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점포 수에 연연하는 문화 탈피, 지역과 연계한 고유한 문화 형성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활성화를 위한 지원 필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전통시장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상인 창업지원과 신규 고용 창출을 하는 것이 바로 청년몰이다. 이에 청년몰의 근본적인 어려움으로 입점 위치가 전통시장 내라는 부분이 꼽힌다. 하지만 이같은 관련 법상 개설 장소는 변화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창업 지원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기에 맞춘 적정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년몰 사업을 담당하는 지자체 관계자들 모두 한목소리로 사업 초기에만 이뤄지는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최근 이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2018년 청년 상인 육성 및 특성화시장 지원사업 추가 공고에서 군산공설시장 등 4곳이 청년몰 활성화 및 확장(차후)지원 부문에 선정됐다.
사업 종료 후 지원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몰 및 창업지원 대상 시장에 대한 추가 지원이 주 내용으로, 기존 초기 지원 정책보다 진일보한 부분이다.
△ 선순환 구조 마련
청년몰들의 자생력과 휴·폐업 점포 문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청년몰에서 성공해 외부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는 등 점포 수 감소를 부정적으로 볼 만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년몰 관계자들은 빠져나간 점포에 신규업체 입점 등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례로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입점자 가운데 ‘브라더 새우장’ 창업자는 대형마트에서 주최한 전통시장 스타상품에 선정된 뒤 2달 동안 3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시장으로 진출했다. 다른 제과·제빵점도 머랭 쿠키, 마카롱 등의 주문량 폭주로 청년몰에서 독립해 일반 상가로 이전했다. 청년몰이 청년 상인 창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이에 청년몰에서 창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배워 기반을 다진 뒤 일반상권에 진출한다면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경제 이바지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제언이다.
△ 지역과 연계한 테마 발굴
지역주민이 찾지 않는 시장은 더이상 그 기능을 할 수 없다.
전주 남부시장은 한옥마을과 야시장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앞세워 청년몰도 함께 성장했지만, 다른 지역의 청년몰은 이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과 밀접히 연계한 테마로 지역 주민이 먼저 찾는 활성화 방안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주거형 도심 시장인 전주 서부시장은 주민들이 함께 융합하는 공간으로 탈피를 꿈꾸고 있고 관광객 다수가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민들이 먼저 찾는 청년몰로 탈바꿈하려고 노력 중이다.
남부시장의 경우도 개설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인근 지역인 한옥마을과 한옥마을 야시장으로 동반 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사업단장 신지양 씨는 “최근 전북지역에 청년몰 신규 조성사업으로 진안 고원시장과 완주 삼례시장이 선정됐다”면서 “진안은 웰빙이나 홍삼, 완주는 로컬푸드와 와일드 푸드, 삼례문화예술촌 등과 연계해 적정한 테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지양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사업단장 “거리와 공간이 문화가 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청년몰(mall)은 점포 하나가 아닌, 거리와 공간이 문화를 이룰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근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사업단장을 맡은 신지양 단장의 말이다. 신 단장은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지난 6월 말 사업이 종료된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에서 전주 남부시장 사업단장을 맡아 한옥마을과 야시장, 청년몰을 연계한 사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그는 군산공설시장 청년몰 사업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위기에 처한 군산 청년몰을 살리려고 나섰다.
그가 청년몰 사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문화’다. 청년몰의 특성상 점포 하나가 주체가 된 것이 아닌, 거리와 공간이 살아야 한다는 것.
그는 “청년몰은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청년몰에 필요한 것은 지원과 시간”이라고 말한다.
신규 지역에 상권이 형성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상권이 형성되고 문화가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는 것이다.
8년째 접어드는 전주 남부시장의 경우도 초기 창업자들이 많이 외부로 진출했다.
그는 청년몰에서 성공해서 규모가 커지면 바깥으로 나가는 선순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선순환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충분히 사업이 성숙할 기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신 단장은 “창업에 보수적인 우리나라 여건에서, 청년에게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서 “물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쉽게 들어오고 쉽게 나가기도 하지만 청년들에게 자신이 생각한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하게 하고, 혹여 실패하더라도 큰 피해 없이 그만둘 수 있게 하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 남부시장도 초기에 고생했는데, 청년과 기존 상인들이 함께 많은 고민을 통해 바뀌게 됐다”며 “청년들이 마련한 공간에 그들의 문화를 채우기 위해서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고, 응원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