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청소년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경찰 수사부서에 여성경찰관이 배치돼 있어야 피해자 보호나 피의자 조사 등에서 효과적인 것은 불문가지다. 특히 경찰관의 여성 피의자 대상 범죄까지 적지 않은 사례들을 돌이켜보면 여성경찰관 배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3년 전 경기도의 한 경찰관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사건’ 피해를 신고한 여성 미성년자를 조사한 뒤 간음하고 성매수한 사실이 들통나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가해 경찰관은 16세의 미성년 피해자를 조사한 뒤 밥을 사주겠다고 따로 연락해 성폭력을 휘둘렀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참담한 꼴이었다. 만약 여성 경찰관이 피해 미성년자를 조사하는 데 간여했다면 남성 경찰관의 후안무치한 성폭력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개혁위원회는 지난 3월 일선 모든 경찰관서의 여성·청소년 수사팀에 여성 경찰관을 1명 이상 배치하도록 권고했다. 경찰도 경찰개혁위 권고를 받아들여 여경 배치에 나섰다. 그러나 인력 부족 등 사정으로 인해 여전히 여경이 배치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여성·청소년 수사팀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의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의 여성·청소년 수사팀의 여성 미배치율 평균은 8.4%였다. 경북·경남·제주지방경찰청의 경우 미배치율이 제로 였고, 서울(0.8%)과 경기 남부(1.9%), 강원(5%) 순으로 미배치율이 낮았다.
그렇지만 전북의 여경 미배치율은 무려 35.3%로 전국 평균의 4배를 웃돌았고, 광주경찰청도 31.3%에 달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여경 미배치율이 낮은 것은 수사팀에 배치된 여경 비율과 관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북청의 수사팀원 143명 중 여성 경찰관이 26명(18.2%)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이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등 여성과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크고 작은 범죄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여성청소년범죄가 비일비재한 데 수사팀에 여경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인권 침해, 조사 부실, 2차 피해 등 부작용은 뻔하고, 실제 일어나 왔다. 경찰이 관심을 갖고 조직 내 여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