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국감에서 새만금 사업 관련 공사를 대기업이 싹쓸이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건설업계에 만연한 ‘최저가 입찰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대기업으로 구성된 원도급사들이 지역 전문건설 업체가 참여하는 하도급사 선정 기준에 최저가 입찰제도를 적용, 가뜩이나 영세한 지역 건설업계의 경영난을 가중하는 것은 물론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전북지역에는 새만금 개발과 새만금 고속도로, 신항만 공사 등 굵직한 국책사업이 잇따라 발주되면서 지역 건설업체의 시공 참여율도 증가해 모처럼 건설 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도급사는 하도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최저가 입찰제를 적용, 업체 간 과다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자본금이 영세한 지역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내 전문건설 업계에 따르면 원도급사의 공사 수주 금액은 발주가 대비 85% 안팎에 달하지만, 이를 다시 하도급 받는 지역 업체들은 이 금액에서 다시 70~80% 수준에 하도급 계약을 맺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낮은 금액으로 공사를 수주한 전문건설 업체는 공사에 참여한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지역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자재비와 장비비 등의 공사비 상승 요인이 발생하고 있지만 설계는 10여 년 전 단가를 적용, 하도급을 받는 전문건설 업체들은 수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이는 전문건설 업체의 경영난 악화 요인으로 작용, 일부 업체들은 스스로 공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군장인입철도공사에 참여한 A업체는 최저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애초 시공단가보다 많은 공사비가 들어가자 초과한 공사비 지급을 요구하며 원도급사 사무실에 방화를 시도했다.
또 같은 해 이 공사에 참여했던 B업체와 C업체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공사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실제 시공에 따른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도급사 선정과정에서 최저가 입찰을 내세워 ‘원도급사 배불리기’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낮은 금액으로 수주, 공사 기간을 맞추다 보니 꼼꼼한 시공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자재비와 장비비·인건비 등은 지속해서 상승하는 반면 원도급사로부터 받는 공사비는 계속 하락,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로 인해 전문건설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