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시 받으면서도 의로운 일에 몸 던지는 각설이 생애

원로 소설가 윤영근, 장편소설 '각설이의 노래' 출간
신명난 장타령에 남원 사투리까지, 읽는 재미 ‘솔찬’

원로 소설가 윤영근 한국예총 남원지회장이 대하장편소설 <각설이의 노래> 를 펴냈다.

윤 회장은 “한 소리꾼의 삶을 세상에 내놓는다. 글을 쓰기 시작한지 한 갑자만이고, 이름 앞에 소설가라는 명패를 단지 40년만이다”며 “십 수 년 동안 내 안에 살았던 한 각설이를 세상에 내보내면서 신명난 장타령 한 대목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소설 <각설이의 노래> 는 사회적으로 또는 인간적으로 멸시를 받으면서도 의로운 일에 몸을 던지고 신분을 초월하여 소리꾼의 길을 찾아가는 각설이의 생애를 그렸다.

윤 회장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항일 투쟁을 벌이는 각설이와 독립운동가를 등장시켜 일제 암흑기에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을 그렸다”며 “전쟁통에도 소리 공부에 매진한 주인공의 노래는 잊혀진 문화요, 찾아야 할 이야기이기 때문에 구비문학적으로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얼시구시구 들어간다. 절시구시구 들어간다 / 그저께 장에는 눈이 오고, 어제 장에는 비가오고 / 오늘 장에는 내가 왔네….”(1장 그 겨울의 만남. 7쪽)

장타령으로 시작한 <각설이의 노래> 는 “간다간다 나는 간다 / 대궐같은 이내집을 움같이 비워놓고 / 분벽같은 고운 방에 반달같은 처자두고 / 금상자 옥상자에 가지의복 쌓아두고 …”(8장 해방의 날은 오고. 645쪽) 장타령으로 끝을 맺는다.

각설이들의 장타령이 설움이나 한의 토설이 아닌, 해학이나 시대상을 담은 흥겨운 가락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각설이의 노래> 에는 팔도 장타령 가사와 정겨운 ‘남원 사투리’까지 더해져 읽는 재미가 ‘솔찬’하다.

윤 회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했고,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상쇠> 를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1984년 한국예총 남원지부 창설해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를 창립해 지부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문학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 저서에는 장편소설 <동편제> , <의열 윤봉길> , <평설 흥부전> , <평설 최석천> , <유자광전> , <아름다운 삶> 등이 있다.

한편 윤 회장은 오는 11월 10일 오후 4시 남원 켄싱턴리조트 대공연장에서 <각설이의 노래>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신기철·이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