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대학들의 입학정원 감축률이 최근 6년 사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이찬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 구조조정 시행 전인 2013년 대비 2018년 입학정원 비교·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북 소재 대학의 입학정원이 무려 18%가 감소해 전국에서 정원 감축 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전북 소재 18개 대학 중 12개 대학이 정원감축권고를 받으며 4729명이 줄었다.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칼날에 전북의 대학들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북의 대학뿐 아니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방대학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기간 경북과 충남은 17%, 전남·세종 소재 대학은 16%씩 입학정원이 감축됐다. 같은 기간 서울 소재 대학의 입학 정원 감축률은 1%에 불과했다.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양극화의 심화를 보여주는 수치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학령인구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입학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다른 부문과 비교할 때 대학의 현실 안주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가 실시된 후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 내부에 많은 변화를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구조개혁 평가가 빚은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았다. 획일적인 평가로 인해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훼손된 것이 대표적이다. 취업률이 낮은 학과가 통폐합 우선순위가 되면서 순수학문이나 기초학문 육성 기반이 흔들렸다. 전북지역의 경우 예술 관련 학과들이 잇따라 통폐합되면서 예향의 고장이라는 자긍심마저 무너뜨렸다.
지역의 특성과 편차를 고려하지 않고 현재와 같이 대학 구조조정 평가가 계속될 경우 지방의 대학은 더욱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 자명하다. 지역의 산업체 부족-졸업생 취업난-지방대 진학 기피-지방대학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대의 육성 없이 지역균형발전의 구호는 허사다. 수도권과 지방대간 불공정한 경쟁구도 속에 현재와 같은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재단 아래서는 지방대와 지역의 미래가 없다. 지방대를 고사시키는 것이 대학 구조조정의 목표가 아니라면 현 평가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수도권 대학과 차별화 된 평가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중장기적 안목에서 지방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행·재정적 지원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