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진실이 답이다

이윤 한국융복합경영연구소 대표

이윤 한국융복합경영연구소 대표

봉이 김선달의 아내가 어느 해인가 동지에 팥죽을 쑤었는데 날이 너무 따뜻해 팥죽이 몽땅 쉬어버렸다. 김선달은 아내와 함께 장에 쉰 팥죽을 들고 가 팔기 시작했다. 손님들에게 김선달의 아내는 “팥죽을 한양식으로 식초를 쳐드릴까요? 아니면 그냥 시골식으로 드릴까요?” 라고 물었다. 김선달은 그런 아내에게 손을 저으며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촌사람들이라 한양식으로 주면 못 먹으니 그냥 시골식으로 내어드리시오.”라고 했다. 그러자 손님들은 “촌사람이라고 무시하는가. 한양식으로 먹겠소.”라며 한양식을 주문했다. 맛에선 쉰맛이 느껴졌지만 한양식이겠거니 하며 모두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이 일화를 통해 봉이 김선달은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마케터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마케팅은 거짓말이라는 오인을 불러일으키며 각종 시사프로그램이나 신문 논설, 심지어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프레임이 등장하여 마케팅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현상을 유발한다. 대형마트나 온라인마켓에서 판매량 확대를 위한 판촉행사들을 바라보며 “저게 다 마케팅이다. 속지마.”라며 경고하는 소비자들을 보며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으로 형성 되어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마케팅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은 결국 기업에게 칼이 되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단순히 판매촉진이 아닌 시장 안에서 이해관계자들 간의 가치의 교환, 창출을 의미한다. 여기서 이해관계자란 소비자와 판매자인데 쉽게 말해 고객과 기업이다. 그런데 한명의 이해관계자가 가치를 교환하려고 할 때의 행동들을 다른 한쪽에서 거짓으로 인식 해버린다면 가치 교환, 창출은 일어날 수 없다. 이는 마케팅이 진실되지 않다는 인식이 오래갈수록 기업들은 수익증감에 대한 고민 정도가 아닌 스스로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위험현상임을 직시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금과 소비시장이 풍족하지 않은 전북 지역 기업들의 경우엔 그 위험이 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전북 지역 기업들 뿐 만 아니라 지방거점기업들은 가치라는 개념 보다는 생존이라는 개념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케팅의 본질인 ‘고객가치창조’라는 개념보다는 ‘판매 증대기법’이라는 마케팅속의 기술적인 측면만을 중시하며 판매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고객들에게 ‘소비자 기만 수법’을 하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며 종국에 그 기업은 시장 속에서 사라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전북 지역 기업들이 현재의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기업은 진실성을 갖춘 선진 마케팅지식과 기법을 도입해 마케팅 의사결정을 하는 구체적 기준과 프로세스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 내 마케팅 부서를 따로 운영하기 어려운 기업의 경우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학자들의 초청 교육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히 판매실적이라는 숫자에 매달린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자기반성과 소비자들에게 ‘고객중심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인식을 심기위한 기업의 행동은 거기업의 발전과 소비자의 만족,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성장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전북의 기업들이 봉이 김선달의 거짓 마케팅이 아닌 스스로의 고객 가치를 위한 진실 된 마케팅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성장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