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불행은 난처한 일과 말하지 않은 채로 남겨진 일 때문에 생긴다.”
세계적인 작가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명언으로, 불통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지난 7월 취임한 강임준 시장이 잘 사는 군산 만들기를 위한 첫 번째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강 시장은 ‘시민이 만드는 자치도시’를 시정목표로 세우고 지난 민선 6기 때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시민과의 만남’으로 정하는 등 열린 시정을 구축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소통행정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인 시민과의 대화가 지난 26일 시청 상황실에서 강임준 시장을 비롯해 각 부서 국장 및 직원, 시민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은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 및 관광(축제), 어린이 친환경 급식, 재해 및 도로확장 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일일이 답변에 나선 강 시장은 “제시된 모든 의견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개선하겠다. 그리고 단 1명의 시민이 참석하더라도 진솔한 대화를 갖겠다”고 거듭 약속한 뒤 2시간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했다.
이날 첫 시민대화에 대해 참석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일부는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참석자 구민정 씨(51·여)는 “시민과 소통의 창구를 개설한 점은 의미가 크다”며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기대감이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미란 씨(37·여)는 “청년몰에서 장사하는 과장에서 문제가 발생해 힘든 시간을 보내다 절박한 마음으로 찾아왔는데 시장님과 편안하게 대화한 것 같다”며 “다만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좋았다”라고 입을 연 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임기 초반부터 시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에 큰 점수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취지는 좋지만 자칫 고질·악성 민원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지금처럼 의견을 청취하고 일일이 답변하다 보면 시간도 오래걸리고 각종 민원이 우후죽순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높아 이런 문제에 대해 시도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지해춘 시의원 역시 시민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오늘처럼)무분별하게 할 것이 아니라 관광·복지·문화 등 분야를 세부화해서 사전에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이에 맞는 주제별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