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드리운 태양광

태양광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거리마다 나부낀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태양광 투자 이야기가 결코 생소하지 않다. 태양광 투자로 얼마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인들의 투자담도 곧잘 듣는다. 전문 업체들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태양광 사업이 평범한 시민들 속으로 들어왔다. 가히 태양광 열풍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은퇴자들이 특히 태양광투자 유혹의 대상이다. 분양 업체는 보통 100kw 1기를 기준으로 2억5000만원 안팎을 투자할 경우 월 2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한다. 부지비 등 1억원쯤 있으면 나머지 저리 융자를 받아 소자본으로 발전소 사장이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기조로 삼는 정부가 든든한 후원군이다.

태양광 분양업체의 광고가 과대광고로 제재 받지 않는 걸 보면‘연금발전소’란 말이 헛말은 아닌 모양이다. 물론 건실한 분양 업체에 투자해서 정상 가동되는 경우다. 낮은 금리 체계에서 연간 10% 내외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데 어찌 투자처로서 큰 매력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진 곳도 있기 마련이다. 태양광 열풍에 따른 입지 갈등과 산지 훼손, 부동산투기 등 사회적 문제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북은 전국적으로도 태양광발전의 핫플레이스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전북의 태양광 발전 허가 건수는 1만7831건으로 전국 5만2298건의 34%에 달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미 정읍과 김제, 임실, 부안 등은 태양광 발전시설에 필요한 변전소 연계 용량을 초과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곳이기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태양광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도내 시군 태양광 시설의 상당부분은 외지인 소유로 알려져 있다. 전북지역 땅값이 싼 이유로, 외지인들의 먹잇감이 된 셈이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어제 군산에서‘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정부는 새만금에 신재생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연관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발전수익 일부를 재투자함으로써 새만금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이 지역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희생양이 될 뿐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새만금이 정부 정책의 먹잇감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태양광이 새만금과 지역발전의 빛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