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금융도시 육성하려면 파격 인센티브 필요"

道·한은, 전북 금융산업 육성방향 세미나 개최
기금본부와 시너지 효과 낼 국가 대책 요구도

전북 금융산업 육성방향 세미나가 전북도청에서 열린 6일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전북 금융산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주를 연기금특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 산업을 보완할 수 있는 모델 구축이 절실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계기로 전북에 금융벨트를 조성해 기금운용본부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대책도 요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전북도와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6일 개최한 ‘전라북도 금융 산업 육성방향 세미나’에서 제시된 것이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전주가 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인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자산운용업계 실무자와 학계 관계자, 지자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세미나는 금융도시로서의 전주의 현 주소를 진단하는 한편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하고 발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한국은행 전북본부 강영대 과장은 “전북혁신도시에 자산운용 특화 금융 중심지 조성타당성은 충분하다” 며 “그러나 국제화 부족, 고부가가치 창출미흡은 해결해야 할 과제” 라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자산운용은 우수인재가 핵심 요소” 라며 “우수한 자산운용 관리자를 발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한다” 고 강조했다.

실제 캐나다 캘퍼스는 지난 25년간 펀드매니저를 직접 발굴하고, 육성해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공단 연기금대학원과 궤를 같이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국부펀드 경영에 25년 이상 참여한 파트너들이 직접 운용사를 설립해 금융 산업의 집적효과를 창출했다.

발제 이후 이뤄진 토론회에서는 금융업계 베테랑들의 뼈 있는 조언이 잇따랐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금융도시의 필수 조건으로 고급교육 인프라. 문화여가활동, 영어친화력, 규제혁신을 꼽았다.

15년 간 세계 금융의 중심지 월스트리트 등에서 6조 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는 영주닐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제3금융도시가 큰 이슈” 라며 “이와 마찬가지로 세계금융시장의 패권다툼이 치열한 상황이다” 고 소개했다.

그는 “유럽에서 국제금융도시 2인자를 두고 벌어진 싸움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혔다” 며 “파리가 런던을 조만간 넘어설 조짐이다” 고 설명했다.

문화예술의 도시 파리가 대표 금융도시인 런던을 위협하는 배경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이다. 마크롱은 직접 금융업계 대표들을 면담하며 런던에 있는 시티은행 본사 등을 파리로 이전시켰다.

전북 또한 이 같은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부와 지자체 단체장이 적극적 투자유치 활동이 필요 하다는 분석이다.

박래형 노던트러스트 은행 서울지점 전무는 “우리 회사는 이미 아일랜드에서 비 수도권 지역에서도 자산운용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며 “아일랜드 리머릭지점은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두 개의 건물을 쓰는 대형지점으로 탈바꿈했다” 고 전했다.

노던트러스트 은행은 아일랜드의 작은도시 리머릭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꾸준히 키워나갔으며, 지역대학과 연계해 우수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았다.

박 전무는 “우리 업계는 높은 이직률로 항상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며 “전북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자발적인 유인효과를 거둘 것” 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전북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국제공항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재관 토러스투자증권 사외이사는 “학계, 업계하고 포럼 등을 구성해 아군을 많이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며 “꾸준히 협력자들을 전북도와 전주시가 함께 만들라” 고 주문했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연기금특화 금융도시 실현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이야기했다.

김대순 국민연금 미래혁신기획단장은 “이전하는 금융사에 규제를 풀어준다거나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한다” 며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자발적 이전유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공기관 추가이전은 전북을 중심으로 1000조원이 넘는 자금 풀을 조성해 금융기관 집적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 라며 “전북도가 금융 공기업을 유치에 전력을 다해 공단과 시너지 효과를 거둬야하며, 조급함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완성해야한다” 고 덧붙였다.

한편 좌장을 맡은 유창호 한국은행 전북본부장은 “전북의 금융 중심지 조성이 이제 가능성이 엿보이는 단계에 왔다” 며 세미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