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애물단지로 전락한 군산 시민문화회관의 활용 방안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문화복합 콤플렉스’ 로 사용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최근 군산시는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 및 타당성 조사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았다.
시민문화회관은 2013년 예술의전당 건립으로 업무가 이관됨에 따라 현재까지 뚜렷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매각을 비롯해 여러 활용 방안들이 제시됐지만 번번이 무산되면서 군산시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시는 지난해 6개 부서로 T/F팀을 구성한 뒤 ‘시민문화홀’로 활용하자는 결론을 냈지만 이마저도 용역과제 사전 심의에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일부 심의위원들이 시의 입장과는 달리 공연장보다 다른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이와 관련해 이번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이 곳을 ‘문화복합 콤플렉스’로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 용역 설문조사에 참여한 1003명의 시민들은 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 1순위로 ‘문화복합 콤플렉스’를 꼽았다.
2순위는 주민편의시설(복지시설·교육시설 등), 3순위 소공연장(음악·무용 등), 공동 4순위 전시문화시설(미술작품·사진 등)·공원 등 휴게시설(휴식공간) 등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청년 창업 등 지원시설 △청소년 대상 시설 △상업시설(문화 예술 판매시설 포함) 등 여러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일부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건물 철거를 통한 공공 상가 조성 등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철거의 경우 현재의 시민문화회관이 현대 건축의 거장 故 김중업 작가의 혼이 깃든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 여론이 적지 않다.
향후 전문가 의견 및 시민 공청회 등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이번 중간보고회에서 나온 결과가 그대로 수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문화복합 콤플렉스는 말 그대로 문화 및 여가·취미·공연 등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이 같은 결과가 확정은 아니지만 사실상 7부 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초에 최종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민문화회관이 하루빨리 시민들의 곁에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문화회관에 대한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예산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현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을 통해 재사용할 경우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는 재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정부 공모사업에 눈을 돌리고 해결책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민문화회관은 지난 1988년 12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대지 7879㎡, 연면적 4491㎡)로 지어졌으며, 1층 559석과 2층 299석 등 모두 858석의 관람석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