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음양의 조화로운 관계다. 빛과 어둠이 있듯이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는 법. 빛은 오감만족을 위해 중요하다. 빛은 그 자체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밝기가 중요하다. 요즘 세상은 낮과 밤이 따로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촛불처럼 생명이 타오른다. 밤을 낯같이 만들다 보니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기술의 발달로 또다른 멋진 밤거리가 만들어진다.
전주가 지향하는 개발방향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관광도시건설이다. 하지만 전주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전주IC나 호남제일문이 너무 어둑컴컴하다. 전주역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밤에는 전주역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암흑세계다. 전국 그 어느역에도 이 같은 밤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전주역을 새로 짓는다고 하지만 그 이전까지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전주역을 환하게 불 밝혀야 한다. 지금 밤에 전주로 들어오는 각 방면의 초입부터 너무 어두워 전주 이미지가 좋지 않다.
전주시가 그간 한옥마을에 야간경관조명사업을 펼쳤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초보수준이다. 경관조명이란 낱말이 무색할 정도다. 예산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시 당국의 의지가 문제다. Led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돼 하나의 예술작품까지도 만들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야간관광이 대세다. 젊은 세대들은 먹고 마시고 체험하면서 야간에 돈 쓰고 가기 때문에 야간경관조성은 필수인프라다.
지금같이 전주 밤거리를 어둠으로 내몰아선 안된다. 한옥마을만 신경 쓸게 아니다. 도시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먼저 LED가로등으로 조도를 올리고 대형빌딩에 간접조명하고 근린공원을 더 밝게 해야 한다. 시민들이 야간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범죄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관광객들이 맘 놓고 어디나 오갈 수 있도록 하면 밤에 활력 넘치는 전주가 될 수 있다.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 리오데자네이루 도쿄 파리 뉴욕 등만 들먹일 필요가 없다. 재선인 김승수 전주시장이 그간 발벗고 뛴 성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야간경관조성사업을 소홀히 한 탓이 크다. 전주가 발전하고 빛나야 전북이 사람살기 좋은 고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 그렇지않고 이대로 전주를 놔뒀다가는 생명력 잃은 불꺼진 도시로 가고 말 것이다. 관광객 수에 흥분하지 말고 다시 찾고 싶은 전주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시민들이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와 눈높이가 달라진 만큼 전주의 야경도 확 달라져야 한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비해 전주시의 행정력이 뒤쳐져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 무작정 예산타령만 늘어 놓을 게 아니라 김 시장이 의지를 갖고 야경이 아름다운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시의회도 야간경관조성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간 문제 많았던 여수시를 비롯 다른 선진도시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