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지역 음료 제조업체인 ㈜한국음료 노조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코카콜라음료㈜의 임금과 복지에 견줄만한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한국음료는 코카콜라·씨그램·토레타·조지아·미닛메이드 등의 음료를 위탁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 2010년 4월 LG생활건강 계열사인 코카콜라음료가 인수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석유식품산업노조원 200여 명은 21일 오후 남원시 덕과면 한국음료 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국음료는 임금과 복지 수준을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집회가 동일노동·동일임금을 관철하기 위한 집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한국음료 인수 당시 사측이 직원들에게 코카콜라음료 임금과 복지의 80% 수준을 약속했는데 8년째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4월 한국음료 정규직 직원 총 47명 가운데 32명은 노동조합을 구성했다.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달 4일부터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영수 민주노총 한국음료지회장은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회사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고 집회를 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에서는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을 위해 사무실과 운영비 등을 지원해 달라”며 “대화가 진전이 없다면 민주노총 전북본부 차원의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음료 측은 노조 활동 보장과 복지 수준 향상엔 동의하지만, 코카콜라음료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맞추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음료 측 관계자는 “전 세계 코카콜라를 만드는 모든 회사 직원이 똑같은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과도한 주장”이라면서 “한국음료가 독립법인으로서 사업을 키워나가는 여건에서 모회사인 코카콜라음료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적용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조의 요구가 모두 관철되긴 어렵겠지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