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바다가 위험해지고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군산해경 관내에서 발생한 해양사고는 2013년 58척(607명)에서 2017년에는 173척(907명)으로 불과 5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 교통량 증가가 선박 사고 증가로 이어진다.’는 명제가 맞는다면 불과 5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해양사고 원인은 무엇일까.
선박 종류가 얼마 없는 바다에서 그 원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어선도 화물선도 유람선이나 여객선도 지난 2013년과 비교했을 때, 출·입항 횟수가 줄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급격하게 선박 등록과 활동 신고가 늘고 있는 것은 레저보트 뿐이다.
전북도에 등록된 레저보트가 지난 2013년에는 196대에 불과하던 것이 2017년에는 467대로 증가했고, 원거리 활동 신고는 1324건에서 4253건으로 오른 수치만 봐도 레저 활동이 얼마나 늘었는지 쉽게 짐작이 간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바나나보트, 땅콩보트로만 여겨졌던 해양레포츠가, 낚시어선을 이용해 즐기던 바다낚시가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국민 최고의 여가 활동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안전의식도 최고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난해 군산해경에서 분석한 수상레저사고 유형에는 의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레저보트 사고 가운데 94%가 운전 경력 3년 미만의 초보 운전자로 분석된 것이다.
바다의 특성을 모르고 운항 미숙으로 인한 초보자의 실수가 엄청난 공공 서비스 비용과 치안 공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유형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기름이 떨어진 연료고갈, 배터리 방전, 엔진고장, 스크루(screw)가 그물에 감기는 사고가 전체의 96% 달한다. 보험사 무상출동서비스 목록을 방불케 하는 대목이다.
2012년까지 연간 3 ~ 4건에 불과하던 레저사고가 지난해 60건 가까이 발생했고, 출항 전에 단 한번만 살펴봤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가 전체 96%에 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레저보트 관련 사고가 현재까지 큰 인명피해를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경은 지난 2005년 경기 화성시 입파도에서 두 가족 8명을 태운 레저보트가 전복되면서 7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잊지 않고 있다.
바람과 파도에도 취약하고 다른 선박과의 충돌에서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소형 레저보트는 그야말로 안전에 안전을 더하지 않으면 위험이 위협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출항 전 확인하는 연료량, 보조배터리 장착, 간편한 엔진정비 한번으로 우리는 연간 60건 이상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바다에는 보험회사 무상출동 서비스가 없다. 주유소가 없고, 경정비 출장 서비스가 없다. 그 때문이 아니라도 파도와 너울성 해류, 국지성 안개 등 아름다운 바다의 이면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단 한 번의 점검을 지키지 않는다면, 또 다른 재앙적인 인명피해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결국 지금처럼 마음껏 즐기는 국민 취미에 대한 재재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