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윤장현 전 시장 때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온 광주형일자리가 막판 현대차 노조의 강력 반발로 교착상태에 빠지자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안으로 군산형일자리 등을 거론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광주에서 맞춤형 일자리를 두고 합의가 안 되면 원하는 곳에서 해야 한다”면서 “군산 등 원하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국회의 예산 심의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광주형일자리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물 건너가는 만큼 이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주형일자리를 성사시키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군산형일자리를 거론하는 행태는 매우 부적절하다. 광주에 비해 군산은 일자리가 더 절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올해 5월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근로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2만5000여명이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나 앉았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은 다음달이면 끝난다. 대략 6만여명이 넘은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생계가 막막해진다.
이제 정부와 여당은 군산형일자리를 말치레로만 들먹거려선 안된다. 하루빨리 군산형일자리를 구체화해야 마땅하다. 군산에는 조선소 관련 근로자 1만명과 자동차 관련 근로자 1만5000여명 등 숙련된 기술인력이 풍부하다. 또한 129만㎡에 달하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부지와 자동차관련 설비도 구축되어 있다. 여기에 광활한 면적의 새만금산업단지도 조성돼 있다. 광주처럼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서 자동차 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할 필요도 없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부지는 현재 전기차를 비롯 소형화물차, OEM 완성차, 경승용 다마스 등 자동차관련 업체 4곳과 조립식 주택회사 등 5곳에서 매입을 타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적자금 8400억원을 지원받은 한국지엠측에서 땅값을 더 받기 위해 매각작업을 늦추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군산시민과 지역정치권에서는 올해 초부터 군산형일자리 모델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토론회를 갖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이제 정부와 민주당, 그리고 전북도는 군산형일자리에 대한 해법을 내놓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