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모터스축구단은 포스트 최강희로 조세 모라이스(53·포르투갈)를 낙점했다. 전북은 14년 동안의 ‘최강희 시대’를 이을 사령탑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전북의 첫 외국인 감독 시대가 열렸다.
29일 전북 현대는 모라이스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백승권 단장은 “유럽에서 뛰어난 지도자 경험과 경력을 갖췄기 때문에 전북의 철학과 위상에 부합하는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이 도약시킬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백 단장은 우크라이나로 이동해 지난 20일 모라이스 감독을 만나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대가 크다. 선수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며 “유럽에서 얻은 전술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화려한 코치 생활
모라이스 감독은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조제 모리뉴의 오른팔로 불리며 화려한 코치 경력을 자랑한다. 모리뉴가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첼시로 팀을 옮기는 동안 코치 생활을 했다. 특히 인터밀란이 2009-2010시즌 트레블(UEFA 챔피언스리그, 코파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을 달성할 때도 함께였다. 이후 무리뉴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로 자리를 옮겼고, 라리가와 코파 델레이 타이틀을 추가했다.
감독으로도 1999년부터 활동하며 터키와 그리스, 포르투갈, 우크라이나 등 유럽리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튀니지와 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양한 리그를 경험했다. 2008년에는 예멘 국가대표팀도 지도했다.
△불안한 감독 생활
전북 감독으로 모라이스가 선임되자 곧바로 불안하다는 의견이 튀어나왔다. 감독으로서의 커리어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K리그 1강이자 아시아 명문 클럽인 전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실제 코치 경력에 비해 감독으로서는 성공한 경험이 부족하다. 감독으로 들어 올린 트로피는 2014년 사우디 리그에서 알 샤밥을 이끌며 들어 올린 사우디슈퍼컵 하나뿐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2017-2018시즌 중반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에서 고전하던 반슬리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2승 4무 7패에 그치며 3부리그(리그원)로 강등돼 시즌 종료 후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이끌고 있는 카르파티 리비우의 우크라이나 1부리그 순위도 12팀 중 10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모라이스
전북이 최강희 감독의 후임을 선정할 때 모라이스만 후보군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페르세폴리스를 이끄는 이반코비치 감독도 최종 후보에 있었다. 하지만 이반코비치는 동행을 원하는 인원이 많았고, 코치진의 대규모 교체로 한 번에 많은 변화가 있으면 팀의 정체성을 헤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모라이스가 최종 선택됐다.
모리뉴의 첼시와 인터밀란 시절 전술 코치를 하며 높은 평가를 받은 모라이스의 전술 능력도 한몫했다. 또한 K리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실제 백 단장과의 면담에서도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이 K리그와 아시아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는지 알고 있었고, 선수 구성도 대부분 파악한 상태로 전해졌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팀 완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백승권 단장은 “축구 철학이 확실했다. K리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다양한 전술적 능력과 유럽 챔피언의 경험은 우리 팀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