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각 개인과 사회는 연례행사로 대대적인 반성문 쓰기에 돌입한다. 1년동안 무엇을 잘했는지, 혹여 소홀한 것은 없었는지, 내년도 계획을 세우는 등으로 분주해진다. 이런 1년들이 모여서 10년이 되고 100년이 되면 역사가 된다. 인류는 처절한 반성과 발전을 통해서 각자의 역사를 써내려 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본인에게 있어서는 고향의 정론지 전북일보에 평소 소신을 맘껏 풀어놓을 수 있었던 2018년이 개인 역사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한해였다. 그런 의미에서 6개월의 칼럼을 우리 전북에 가장 간곡하게 직면해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며 마무리짓고자 한다.
얼마 전 재경전주고 총동창회에서 <전주고100주년기념사업비전선포식> 을 열었다. 여기에서 본인은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미래형 인재 육성’을 꼽았다.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수많은 직업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수십 년 전 광산에서 탄을 캐던 사람들, 전화를 걸면 바꿔주던 전화 교환원들, 부르면 곧장 달려오던 컴퓨터 수리공들은 지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반면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 나타났다. 어디서든 차를 빌려주는 공유경제형 렌트카 사업자, 실제로는 어디에 쓰는지 본 적이 없는 가상화폐 채굴업자 등. 앞으로는 더 신기하고 새로운 직업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최근 미국 맥킨지 글로벌연구소가 인공지능의 발전과 자동화시스템으로 인해 2030년까지 최대 8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인 8억 명이 로봇과 자동화에 밀려 실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주고100주년기념사업비전선포식>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모든 일들을 ‘사람’이 한다는 것이다. 과학이 발달해서 우주여행까지 가능해진다 해도 이런 현상들이 왜 생기는지, 어디에 필요한지, 또 실제로 어떻게 사용해야 더 풍요로운 사회로 만들 수 있는지 기술이 그것까지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그 고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민이다. 즐거움 또한 우리 인간의 몫이다. 발달하는 첨단 기술이 여러 새로운 문화를 만들 때 도구가 될 수는 있어도 문화 자체를 흥행시킬 수는 없다. 즐거움을 느끼고 전파하는 것 또한 사람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북이 가장 직접적으로 눈앞에 닥친 문제는 ‘미래형 인재육성’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전북이 대한민국 중심 지역 사회로 거듭나려면 답은 ‘사람’밖에는 없다. 그 중에서도 지금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래형 인재 교육을 어떻게 하냐에 달려 있다. 전주고100주년기념사업이 비단 전주고 학생들을 위한 것이겠는가. 미래형 인재육성 센터가 설립되고, 세미나와 네트워킹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안착하면 지역의 학생, 주민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다.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면 자연스럽게 인구 유입 효과를 불러오고 이는 지역 경제에도 분명 도움되는 일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융복합 창의교육이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기술을 활용하는 지적 능력과 창조성, 공감능력, 협업치 등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는 프로그램들이 각 나라마다 세워지고 있다. 개인이나 조직 간의 소통과 협업에 능통하고 과학 지식과 인문적 소양이 결합된 핵심인재를 키우기 위해서이다. 새만금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인재 양성이 시급한 이때 전북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미래인재 양성의 단초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