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정 더 촘촘한 복지망 구축 시급하다

지난달 전주 평화동에서 60대 지체장애 어머니와 우울증을 앓던 30대 아들이 아파트 화단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모자는 집 안에 “살기 힘들다.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어머니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들 셋을 키웠지만 나이가 들면서 일하기가 힘들어져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자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정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가족간 유대가 느슨해짐에 따라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노인이나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사회복지의 보호 틀 밖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경기 침체로 갑작스럽게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는 가구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복지망은 이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4년 서울 송파 세 모녀사건이후 위기 가정 지원을 위한 관련 법들이 제정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복지 안전망의 구멍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실제 전주시에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정이 1만6000여 가구에 달한다는 통계다. 이들은 정부에서 정한 제도적 지원 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으로 선정되지 못한 채 행정관리망 밖에 있어서 전혀 지원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위기와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된 군산시에는 한부모 가정이 1061가구에 270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미혼모이면서 저소득층인 이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서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기도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자치단체에서는 현재 행복e음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활용해서 수도요금이나 전기요금 건강보험료 등 공과금을 장기간 납부하지 않는 가구를 추적해 위기 가정을 발굴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전주 모자 사망사고처럼 여전히 생활고를 비관한 극단적 선택이 되풀이 되고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위기 가정 발굴 노력과 현실적인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자치단체와 지역 주민협의회, 민간 자원봉사단체 등이 긴밀하게 협력해서 동네복지망을 보다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행정의 긴급지원제도도 2회 제한 규정을 완화하고 공과금 체납 세대를 대상으로 한 위기세대 관리제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