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신청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에 대한 선정이 내년 1월 중순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고 한다. 당초 올해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으나 국회 예산안 통과 등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예타는 세금 낭비를 방지하고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999년 도입된 제도다.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이다.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782건의 자치단체 사업 중 34.9%인 273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가안보나 남북교류협력, 지역균형발전 등에 필요할 경우 예타를 거치지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예타 면제 정책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를 선정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예타 면제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33개 사업을 신청했다. 사업비는 60조에 이른다. 사업에 선정되면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2018∼2022)에 반영돼 국가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기재부와 서울시, 중앙 언론 등에서는 예산낭비라는 이유로 발목을 잡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사업(9700억원), 상용차 산업혁신 성장 및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2343억원),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4조8578억원) 등 3건의 사업을 신청했다. 균형위는 기재부와 협의를 통해 선정에 들어갔으나 상당한 진통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균형위 송재호 위원장은 13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자치단체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선정기준은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보다 산업이나 일자리 그리고 여러 시도가 연결된 사업이 선정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 구체적인 사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비춰볼 때 새만금 국제공항이나 상용차 생태계 사업은 선정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새만금국제공항은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에 앞서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시설이다. 또 국제적인 약속이기도 하다. 상용차 생태계사업 역시 군산 GM상용차 공장 폐쇄 및 새만금의 넓은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미래 먹거리로서 필요한 사업이다. 전북도는 이러한 점을 설득력 있게 호소했으면 한다. 정부 역시 형평성과 지역균형, 시급성 등을 감안해 전북이 신청한 사업에 방점을 찍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