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고 내 자신을 치유하는 그런 감성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17일 오후 2시 전북대 제1학생회관 시계탑 주변. 이곳 한켠엔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공중전화 부스에는 ‘위로의 방’이라는 글이 적혀있고, 안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함께 책 한권이 놓여져 있었다.
책을 펼쳐보니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이 공중전화 부스는 전북대학교 국어교육과 신선씨(23)와 무역학과 온현규씨(23), 한국음악학과 김승후씨(23)가 만든 ‘Booth of Consolation(위로의 부스)’다.
이들은 고등학교 동창생으로 많은 사람에게 위로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공중전화를 보고 착안해 개인 사비를 들여 6일에 걸친 제작을 통해 위로의 부스를 만들었다.
기획자 신선씨는 “어느 날 우연히 새벽에 집을 들어가다가 공중전화 부스를 보고 공중전화 부스가 갖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디지털 사회에 지친 대학생들의 정신과 마음을 다소나마 치유해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가장 근원적인 나로서 존재하려면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할것 같아 공중전화 부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승후 씨는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고 그런 나를 위로해 주고 싶은 취지”라며 “지친 하루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온현규 씨는 “우연히 친구들끼리 말한 내용이 현실화 됐다. 결실을 맺기까지 서로 힘들었지만 즐겁게 일했다.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아 시즌제로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위로의 방에 있는 책에 적힌 문구들을 보면 “태어나줘서 고마워”, “취업 준비하느라 힘들지, 조금만 더 힘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난 나를 사랑해” 등 다양한 위로의 글이 적혀 있다.
대학생 차영훈씨(23)는 “여기에 써 있는 따뜻한 문구들을 보고 많은 위로가 됐다”면서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계획으로 위로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진행된 위로의 방을 조금 더 보완하고, 새학기 봄 철에는 설렘의 방 등을 기획하고 있다.
한편 이 곳 위로의 방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총 12일간 운영된다.
엄승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