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옷을 입고 산다. 의식주 중 그 첫 번째. 옷은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로 인류문명을 이룩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도구 역할을 했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거나 신분·개성 등을 드러내고 표현하기 위해 옷을 입었다.
옷에 관한 역사와 상식을 쉽고 친절하게 풀어 쓴 책이 나왔다. 전주 출신 송명견 동덕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펴낸 <옷으로 세상 여행> (이담북스). 옷으로>
“옷은 인간의 삶과 함께하며 그 시대의 모든 것을 담아냅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사상, 과학이 다 옷 안에 배어있습니다. 패션이 시대의 거울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저자는 벌거벗고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옷을 우리가 살아가며 소중함을 잊고 사는 공기와 같다고 비유하고, 이 책을 통해 옷의 본질이 무엇인지, 또 그 힘이 얼마나 세고 중요한지 역설한다.
먼저 문익점 이야기나 나폴레옹의 모자, 패션 혁명가 이브 생 로랑 이야기 등 패션이 역사를 바꾼 사례를 들려준다. 또 구한말 조선 외교관의 패션과 시련, 대통령의 파란색 옷 등 정치와 패션의 관계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이밖에 옷과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지식이나 과학적 상식 등도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를테면 “구한말 이 땅을 거쳐 간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 바라는 ‘그토록 다양한 방법으로 온갖 형태의 모자를 만들어 사용하는 나라를 나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급기야 프랑스 한 여행 잡지에 ‘공기와 빛이 알맞게 통하고 여러 용도에 따라 제작되는 조선의 모자 패션은 파리사람들이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기사가 오르기도 했다.(46쪽)”고 소개한다.
책은 1부 ‘역사를 바꾼 패션’, 2부 ‘세월 속의 옷, 삶 속의 옷’, 3부 ‘정치와 패션’, 4부 ‘패션과 사회’, 5부 ‘누가 유행을 만드는가?’, 6부 ‘시대의 거울, 패션’, 7부 ‘옷 속에 숨어 있는 과학’, 8부 ‘잡곡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옷은 사람을 아름답게도, 추하게도 한다. 나아가 한 인간의 운명을 바꾸어 놓기도 하고, 생명을 지키기도, 빼앗기도 했다”며 “이 책이 각자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