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고위 정무직에 포진해 있던 전북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정부의 연말연시 인사에서 전북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교체되면서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와 정부 부처 고위직에 전북 인사들이 중용됐으나 채 2년도 안 돼‘전북 홀대론’이 고개를 들 정도다.
실제 지난 연말 차관급 인사에서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김제),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고창),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전주), 라승용 농촌진흥청장(김제) 등 4명이 물러났다. 교체된 16명의 차관급 중 전북 인사가 1/4에 해당한다. 대신 순창 출신의 김일재 전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만이 차관급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탁됐을 뿐이다. 이에 앞서 전주 출신의 황수경 통계청장과 김제 출신의 김종진 문화재청장이 취임 1년 만에 경질되기도 했다. 정권 초기 11명이었던 전북 출신 차관급이 현재 8명으로 줄었다.
차관급뿐 아니라 연초 단행된 청와대 인사에서도 전북 출신의 퇴조가 두드러졌다. 한병도 정무수석(익산)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남원)이 교체되면서 전북출신 수석은 한명도 없게 됐다. 문재인 정부 2년간 청와대 비서관으로 몸담았다가 물러난 인사가 5명이며, 현재는 김의겸 대변인(군산)·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남원)·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남원) 등 3명만 남았다.
정부 인사에서 전북 출신의 고위직 숫자를 따지는 게 편협적일 수 있다. 그러나 지역구도가 뚜렷한 한국 정치상황에서 지역안배 인사는 늘 탕평인사의 주요 잣대가 됐다. 특히 전북은 역대 정부에서 무장관·무차관일 때도 있었고, 호남몫이라는 범주 아래서 소외를 받는 등의 트라우마가 큰 곳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 정권교체의 의미를 실감할 만큼 전북 인사들이 폭넓게 발탁된 것도 사실이다. 연말연시 인사에서 전북 인사들의 대거 퇴진에 대한 아쉬움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전북 출신 고위급 인사들이 지역현안을 푸는 데 얼마만큼 역할을 했는지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지역안배 차원에서 배려를 받고도 본인의 입신양명만 생각하는‘무늬만 전북’인 인사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부처에서 전북 인사들의 퇴조는 정부를 향한 지역의 목소리를 더욱 작게 만들 것이다. 정부가 지역안배 인사에 대한 정권 초기의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