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디지털 리더십으로 전북 발전을 기해야

양영철 한림대학교 객원교수·前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오늘날 세계인들의 가장 큰 화두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바, 장차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인간의 고유영역인 창의력과 판단력까지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

지금의 직업 가운데 47%가 20년 이내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끊임없이 강력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 경쟁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으로, 그것도 초고속으로 전진해 나아가야한다. 모든 분야에서 아날로그 세대가 물러나고 디지털 세대가 최전방에 서서 진두지휘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자체 및 산하단체들도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새롭고 참신한 인재들이 앞장서서 기존의 틀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발상의 전환을 이룸으로써 조직의 혁신을 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북의 과거를 돌아보면 두 가지의 큰 실책이 있었다고들 말한다. 하나는 100년 전 호남선과 전라선의 분기점을 유생들의 반대로 전주가 아닌 익산으로 결정한 점, 또 하나는 10년 전 KTX 익산역을 좀 더 남쪽으로 위치시키지 못한 점이라고 한다.

100년 전에 미래를 내다보고 전주를 분기점으로 하는데 협조하였더라면 오늘날 전주는 호남의 중심 도시로 발전하였을 것이고 지금처럼 성장이 지체된 도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10년 전 역시 조금만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새로운 역 신설 논쟁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실책들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과거의 아날로그 세대에 의해 빚어진 일이 아닌가? 그런데 오늘 날 전북을 이끌어가고 있는 기관 및 단체 지도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나이가 많고 그런 만큼 아날로그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사들이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조적으로 이웃 충청북도는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KTX 오송역 신설 등으로 크게 발전하고 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 주민들의 갈등만 키우고 무산된 것과는 비교가 된다.

지금 우리 전북에 필요한 것은 변화와 혁신을 과감하게 주도할 수 있는 디지털 리더십이다.

이웃 일본이 세계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서게 된 계기가 된 150년 전 메이지유신 때를 돌이켜보자. 도쿠가와 막부를 무너뜨리고 일본의 근대화를 이루어 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 및 개혁가들은 당시 불과 30세 전후의 젊은 나이였다. 개혁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20대에서 3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었다는 점은 현재 낙후되고 나이가 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우리 전북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할 것이다.

‘나이도 벼슬이다.’ 라는 말이 필자를 포함한 나이든 세대 소위 아날로그세대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나이가 든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날로그 세대인 우리가 이처럼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가기는 무리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 전북은 문재인 대통령을 전국에서 가장 높은 64.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시켰다. 그러나 돌아온 보답은 별로 없다. 지금의 현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 이후 속 시원하게 풀린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 혹시 아날로그 리더십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건 아닌 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자신이 노욕, 노추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하고 패기 있는 젊은이들에게 전북의 미래를 맡기고 뒤로 물러나는 지혜와 결단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새해 벽두에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