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직책수행비 투명성 높여야

최근 전주교대 총장의 불미스런 문제의 하나로 직책수행경비의 과다사용이 불거지면서 고위직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직책수행경비 사용을 두고 투명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교대 총장은 월 90만원의 기본 지급금에 50% 추가금의 직책수행비를 받아오다 대학 교수협의회로부터 지적을 받고 6개월분 추가금 270만원을 대학에 반납했다는 것이다. 일반인에게 용어조차 생소한 직책수행경비가 투명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단면이다.

직책수행비는 기관 간 섭외·내부직원 격려·기타 소규모 지출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월별 기준으로 대통령이 540만원으로 가장 많고, 국무총리(415만원), 부총리·감사원장(290만원), 국무위원(165만원), 장관급·차관급 기관장(102만5000원) 등으로 직급에 따라 결정된다. 도지사·시장·군수·교육감·국립대 총장 등은 65~90만원, 2~3급 부단체장 등은 60만원, 도 과장급(4급)은 35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기준금액의 최대 50%까지 추가 사용이 가능하다. 고위직 공무원이 해당 위치에서 대내외 관계를 원만히 이끌도록 지원하는‘품위 유지비’인 셈이다.

문제는 직책수행비가 회계감사 대상이 아닐뿐더러 사용출처 및 영수처리 등의 사용근거를 남기지 않아도 돼 자칫 개인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무상 사용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업무추진비는 카드로 사용해야 하며 매월 사용근거를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돼 있다. 공직자의 개인통장에 입금된 후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직책수행비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어 공직자 본인 외에 아무도 사용처를 알 수 없다.

과연 고위직 공무원의 직책수행비가 필요한 것인지 근본적으로 의문이다. 업무추진비로도 얼마든지 기관 섭외나 직원 격려 등이 가능해 중복적 성격이 강하다. 도내 기관장들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보면 내부 직원 격려 및 오찬이나 만찬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를 말해준다.

매월 사용처와 사용금액을 공시함에도 업무추진비도 그 사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익명성이 요구되는 직책수행비를 둔 목적이라면 그 자체가 적폐다. 전북경찰청의 경우 청장의 직책수행비가 얼마인지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이다. 직책수행비를 폐지해 업무추진비에 포함시키든지, 그 유지가 필요하다면 최소한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