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세월 - 안도

노년의 낯선 세월이

문지방을 넘더니

나이와 아주 친해졌다

 

해가 뜨면 일을 했고

해가 지면 잠을 잤으며

틈틈이 술을 마셨고

가끔씩 사랑을 하면서도

 

생의 한가운데서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아

돌아보지 못했던 나이였는데

 

서로 보듬어 보니

사소한 것도 아름답고

삶의 아픔들도 함께 하며

손을 내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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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든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낯선 일이다. 주어진 위치에서 책무를 다하며 열심히 살아내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노년이 되어 있다. 사소한 것도 아름답고, 같이 겪어낸 아픔들도 고맙다고 느끼는 순간, 그동안 겪어낸 삶의 상처들에게 비로소 악수를 청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하늘의 무지개를 보며 가슴이 뛰는 나날이 찾아온다. -김제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