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체조가 30여 년 만에 다시 상승세에 올랐습니다. 이런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한체조협회 심판위원장을 맡은 서연희 씨(49)의 말이다. 지난 19일 심판위원장 임명장을 받고 돌아온 서 위원장을 전주에서 만났다.
서 위원장은 “익산 이리초등학교 재학시절 시작한 체조가 한 평생의 사명이 됐다”며 “(심판위원장 임명으로)신경 쓸 것도 많고,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체조 심판위원장은 도마, 이단평행봉, 평균대, 마루운동 등 종목마다 주심과 심판들을 컨트롤하는 역할이다.
특히 체조의 경우 심판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권한이 강한 만큼 책임감도 크다. 그는 “심판들이 공정하게 채점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여자체조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에서 여서정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여자체조는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나온 후 32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금메달 없이 침체기를 겪어오다 다시금 분위기 전환을 이뤘다. 198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바로 서연희 위원장이다. 그는 당시 이단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무대 속에서 고전을 벌이던 여자체조이기에 다시 찾아온 상승세를 맞아 후배 선수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협회 차원에서도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여자 체조가 과도기에서 벗어나 상승세에 오른 것은 한 사람의 공이 아니라 모든 체조인들의 노력”이라며 “결과뿐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협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외부적 훈련뿐 아니라 이론이나 심리 공부를 병행하면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요즘은 체육과학연구소나 대학 등에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돼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선수들이 자기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길 바라고, 나뿐만 아니라 협회에서도 나서서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