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무지개

우체국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참 곱네요. 유년의 무지개가 피어오릅니다. 금은보화 그득하다는 그 끝에 가보고 싶었지요. 누구라서 무지개 너머를 꿈꾸지 않았을까요.

나이아가라강을 가로지르는 ‘레인보우 브리지’가 있지요. 궁리 끝에 건너편에 연을 날렸답니다. 연줄 끝에 코일을 묶어 당기고, 코일 끝에 철사를 철사 끝에 밧줄을 묶어 당기고 당겨 영원히 닿을 수 없을 성싶던 이쪽과 저쪽에 ‘무지개다리’를 띄웠다고 합니다.

빗나간 일기예보처럼, 지금 때아닌 소나기에 흠씬 젖고 있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영원히 퍼부을 기세지만, 소나기는 그치려고 내립니다. 다 쏟아부어야 맑고 푸른 하늘이 드러납니다. 그 소나기 지나간 뒤에 무지개는 뜨고요.

손편지 한 장 쓰고 싶은 오후네요. 한 통의 편지가 누군가에게는 연줄이 되고 철삿줄이 되고 밧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