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양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군산시와 부안군 어업인들이 해마다 발생하는 황백화와 갯병 등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관련 기관이 김 생산 현장에 적합한 제품 개발 등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정부는 용존무기질소 등 영양물질 부족을 원인이라고 밝힐 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양식 현장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지난 겨울 고군산군도와 부안군 일대에 발생한 김 황백화와 갯병 등에 따른 피해로 물김 출하가격이 폭락, 김 양식 어업인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군산시와 부안군에 따르면 양 시·군의 김 양식 규모는 174어가(군산166, 부안8)에 총 4568ha(군산 4094, 부안 474), 7만9449책(군산 7만2917, 부안 6532)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김 양식을 통해 한 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갯병 등에 따른 피해로 물김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갯병 발생 당시 활성처리제(유기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확량은 전년 대비 7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질 또한 떨어져 가격이 하락, 김 양식 업계는 이에 따른 피해 규모(군산·부안)가 약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이 같은 피해가 반복되자 김 생산 어업인들은 “김 양식장에서 산 처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 생산 현장에 약효와 비용 면에서 적합한 제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우수한 성능의 김 활성처리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김 양식어업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신규 제품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994년부터 무기산 사용을 불법화했으며 그 대안으로 활성처리제 기준을 도입·고시했지만, 김 양식어업인들은 정부가 허용한 김 활성처리제의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이의 사용을 기피하고 무기산을 불법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김 생산 시기만 되면 어업인들과 해경 및 지자체는 불법으로 규정된 무기산 사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는 지난 25년간의 되풀이되는 현상으로 단속 기관은 무기산을 사용한 어업인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계도의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십 수 명의 김 양식어업인이 범법자가 되고 있으며, 이는 김 양식산업 발전에 심각한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생산어업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 어업인들의 관점에서 진지하게 해석하고 그 대안을 찾아보는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성복 김 생산자협회장은 “10여 가지의 갯병을 치료하지 못하면 양질의 김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어업인들의 무기산 사용은 경제적 차원의 생존에 관한 문제로 효능과 비용 면에서 무기산과 유사한 제품 개발이 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