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어려운데 미세먼지 때문에 장사가 더 안되요.”
연일 재난수준의 미세먼지가 전북의 하늘을 덮치면서 서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 밖으로 나오는 유동인구가 줄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노점상 주인의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7일 오전 전주 완산구 서노송동 중앙시장. 평소 북적거리던 시장 내부는 썰렁하기만 하다. 인적은 드물었으며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 난로 앞에서 기약없는 고객만 기다리고 있었다.
40년간 떡집을 운영해왔다는 김모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시장 떡집골목이 시장 내부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데 요즘은 떡과 음식을 다 팔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김 할머니는 이어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것도 있지만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더욱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20년째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도 “우리 가게는 장사가 잘되는 곳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하루에 한명이 찾을까 말까하는 수준”이라며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더욱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솔직히 가게 문을 닫고 싶지만 임대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전주 덕진구 인후동의 모래내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상인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했다.
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매일 같이 기름냄새를 뒤짚어 써가며 전을 만들지만 만들어 논 전에 비해 팔리는 것이 없어 걱정”이라며 “정부가 하루 빨리 미세먼지와 관련된 대책을 내놔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관광업계 역시 ‘봄 시즌 특수’가 사라졌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 나들이 객으로 붐벼야할 시기지만 예약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A여행사 유모 대표는 “겨울과 여름은 비수기라 3·4·5월에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여행을 가려는 사람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 한숨만 나올 따름”이라고 말했다.
전북에서 관광버스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경기가 어려운 원인도 있겠지만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3월 중 타 지역 여행을 계획했던 여행객이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며 “벌써 10개의 예약 중 6개가 취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장기화될수록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
박태식 전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오래될수록 사람들은 밖으로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면서 “그렇다보면 매출이 당연히 떨어지게 되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