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7조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정읍고창)이 KIC에게 제출받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연간 손익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KIC는 지난 한 해 동안 66억달러의 투자손실액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환율기준을 적용하면 한화 7조7900억원 규모다.
특히 위험자산인 해외주식에서만 48억달러(한화 5조6645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유 의원은 “전문투자기관이 한 해 8조원 가까이 손해를 본 것은 자금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리스크가 큰 곳에 마음껏 투자한 뒤 이익 보면 성과를 챙기고, 손해 보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럴해저드가 기관 전체에 만연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호황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큰 손실에도 KIC는 64억8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지난해 KIC사장 연봉은 기준급과 성과급을 합쳐 총 4억원 가량으로 지난 2017년에 비해 0.7%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억대 연봉을 받는 투자 담당자들이 퇴직후 업부 관련성이 높은 금융기관으로 직행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위탁운용사 선정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감사원 조사에서 매번 부정행위가 적발되지만 개선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