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전북 사회 곳곳 아쉬움

31일 국토부 이메일 통해 ‘후보자 사퇴한다’고 밝혀
‘부동산 투기 논란’과 시민사회단체 성명에 부담
새만금 공항 등 주요 SOC현안 도움 받으려 했던 전북도는 아쉬운 상황

전북 출신인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북 사회 곳곳에서 아쉬움이 표출되고 있다.

애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최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할 가능성이 크게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도 최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 논란이 있었지만 위법도 아닌데다 본인이 일찍 사과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했다.

최 후보자는 이메일을 통해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가 사퇴한 배경으로는 우선 ‘부동산 투기 논란’이 거론된다. 최 후보자는 서울 잠실과 경기도 분당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을 소지한 사실상 3주택자였던 전력으로 자질 논란을 겪었다. 여기에 분당 아파트를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 딸 부부에 증여한 사실을 두고도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내내 자신의 부동산 보유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사과해야 했으며, 시민사회단체의 비판도 피할 수 없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국민의 주거안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사회 여론도 계속 좋지 않는데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상가 투자 논란이 겹치면서 최 후보자의 입지는 좁아졌다. 결국 위법은 아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행보가 자진사퇴에 이르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현안사업의 탄력을 기대했던 전북도는 아쉬운 상황이다. 도는 최 후보자의 입각을 계기로 새만금 공항과 함께 그간 미비했던 도로 및 철도확장, KTX 노선 직선화 등 각종 SOC사업에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으며, 지지부진했던 전북금융타운 개발에 대한 지원도 내심 바랬다.

최 후보자가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낼 때 새만금 국제공항 등 굵직한 지역현안 추진에 앞장서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토부 노조도 지난달 8일 최 후보의 내정을 두고 이례적으로 환영성명을 냈기 떄문에 현안사업 지원이 수월할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조동호 과학기술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입각이 예상됐던 전북출신 장관후보자 3명 가운데 2명이 낙마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 분위기는 침통한 표정이다.

전북도 한 고위 관계자는 “전북의 대표로 최정호 후보가 국토부장관이 될 것으로 확신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자진사퇴한 소식에 대부분 망연자실하고 있다”며 “전북 출신 인사의 입각은 고사하고 향후 국제공항 등 새만금 전체적 개발의 속도감있는 추진 순풍 기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강모기자·김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