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반딧불시니어클럽 황일태 관장 “노인 일자리 지원, 안정적 운영체계 확보 자부심”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정신이라면 못할 게 없지요. 모든 일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해낼 수 있습니다.”

전북 동부산악권 최초로 시니어클럽을 지정받은 이래 지금까지 일자리를 통한 노인복지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무주 반딧불시니어클럽 황일태 관장(62).

지난 2009년 무주에서의 시작은 열악했다. 비 새고 바람 저미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사무실이 그의 전부였지만 거칠 것은 없었다. 이제 막 걸음을 떼던 그해 당당히 노동부 공모사업(예비사회적기업)을 거머쥐었다. 노동부 공모 일자리 55명과 전라북도로부터 배당받은 일자리 35명으로 시작된 향토문화자원조사. 역사·문화와 접목된 이 사업은 거의 처음이어서 전국적인 붐을 일으켰다.

이후 황 관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열정과 추진력으로 무주 반딧불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탄탄대로 위에 올려놓게 된다. 250여개로 시작한 클럽의 노인일자리가 현재 1420개로 전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지속가능한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그의 결심은 영농사업단을 비롯한 학교 청소사업, 공익형사업, 농가 인력파견사업, 무주 반딧불시니어클럽 형설푸드로 실현됐다. 특히 형설푸드는 반딧불사과스낵과 무말랭이, 고구마순, 표고버섯, 무청 등을 생산하는 노인일자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시니어클럽이 사회복지법상 사회복지시설로 공식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말. 그는 시니어클럽의 사회복지시설화 노인복지법 개정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 사회복지의 변방에서 움츠리고 있던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확보하면서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컸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퇴직까지 3년여가 남았지만 어르신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하는 황일태 관장의 눈빛은 10년 전 초심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퇴직 전에 번듯한 시니어클럽 전용건물 하나 마련하는 게 마지막 목표라고 한다.

고전번역원 연구부 2년과 국고문헌전문과정까지 마친 황 관장은 무주군지 편찬위원과 집필위원, 무주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또 다른 모습으로 무주 발전에 기여하고 있었다. 그간의 족적으로 ‘모든 일은 사람하기 달렸다’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는 그의 행보가 어디로 어떻게 옮겨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