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의 경우 국기원(國技院)이 있다면, 일본을 대표하는 유도는 강도관(講道館)이 있다.
이둘은 동양의 대표적인 무예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메달 경쟁을 하고 있는데 국제 회원국은 태권도가 209개국에 약 8000만 명, 유도는 200여 개국에 4000만 명 정도로 태권도가 회원국과 회원 수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 IOC올림픽 회원국이 206개국으로 볼 때, 태권도가 올림픽 회원국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비동맹국에 태권도 지도자들이 대사관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 존폐위기까지 겪으면서도 미국 전역은 물론 중국의 전통 무예를 위협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서는 부모들이나 노인들이 태권도장에서 손자, 손녀를 돌보며 일상을 즐기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데 이는 유아들의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이 예절교육을 통한 신체 활동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치상 태권도가 유도보다 앞서있는 듯 하나 객관적으로 운영의 실태나 관리 시스템은 정반대인 것 같아 안타깝다.
전 세계 유도인들은 성지라 할 수 있는 강도관 에 가보는 게 평생의 로망이다. 한번 방문하면 대체로 만족해서 이후 여러 차례 반복하는 방문객이 허다하다. 매년 흑자를 기록하는 이유다.
하지만, 국기원과 태권도원은 어떨까.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다고는 하나 도시 한 복판에 위치해 국기원은 협소할 뿐 아니라 낡은 시설과 후진적 운영 시스템으로 인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더욱이 국기원은 무주태권도원과의 연계성마저도 지리적으로나 행정구역으로도 너무 동떨어져 있다. 무주태권도원은 너무 외진 곳에 있기에 모처럼 찾은 방문객들은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결국 국기원은 전주에 위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기원을 전주에 유치할 경우 그동안 개발방식 등으로 갈등을 겪어온 종합경기장의 숙원을 풀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다. 전주시의 심장으로 오랜 세월 동안 시민의 체력을 키워왔던 전주종합경기장은 체육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그곳에 상징적인 건축구조물의 태권도 국기원을 짓고 미국, 마이애미 국제컨벤션 등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분야별 실속 있는 규모의 경기장을 겸한 컨벤션 홀 개발이 이뤄진다면 전주는 천년 먹거리를 챙기면서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렇게 되면 무주태권도원과 국기원은 물론 새만금이 상생하게 될 것이고, 태권도에 관련한 스포츠산업도 활발하게 유치할 수 있는 명분과 기회가 주어진다. 여러 개의 규모별 경기장에는 1년 내내 각종 이벤트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한옥 마을로 연계되고 숙박업, 음식점은 물론 소상공인들의 호황으로 이어져 풍요로운 전주, 활기가 넘치는 전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단체장이나 주요 관계자들은 중요한 시점에서 신속하고 사심 없이 진정으로 전주 시민과 전북의 도민을 위한 협상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혁신은 곧 실행을 의미하고 실행에 옮기면 좋은 열매로 맺어지리라 믿는다. 세계로 가는 길을 이제부터 우리 모두가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 지금은 고민하지 말고 결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