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세계유산 확장 등재를 앞둔 익산 왕궁리 유적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 당시 제대로 된 문화재 조사가 이뤄졌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8면 보도)
문화재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도로가 개설됐기 때문이다.
세계유산 훼손으로 내년 추진될 세계유산 확산 등재에도 적신호가 켜지면서 도로를 폐쇄하고 지하차도나 우회도로 개설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25일 익산시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익산 왕궁리 유적은 1974년 최초로 전북 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됐다. 이후 1982년 국가 문화재구역으로 지정되었고, 1998년 국가사적으로 승격됐다.
왕궁리 유적은 역사성과 보존가치를 인정받으며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왕궁리 유적의 가장 자리를 통과하는 국도 1호선은 국가 문화재구역으로 지정된 1999년 개설됐다. 왕궁 유적전시관 앞쪽을 시작해 약 500m구간에 걸쳐 왕궁터가 훼손돼 도로로 버젓이 사용 중이다.
세계유산 등재 이전이었지만 버젓이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부지에 도로가 개설되면서 당시 문화재 관련 조사나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 문화재를 훼손하는 도로 개통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김태현 전 익산문화원장은 “문화재 인식조차 없이 예산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주먹구구식으로 도로를 개통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익산시라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제라도 서둘러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세계유산 확산 등재를 추진하는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정부를 설득해 우회도로나 지하차도 개설 등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도로 개설당시만 하더라도 문화재 구역에 정확한 조사를 해야 하는 강제규정이 미비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유산 확산 등재를 위해서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