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나룻배만 홀로 남았고 - 이병우

만경강에 흐르는

물소리도 잠이 들고

 

꿈꾸는 비비정에

님의 자취 간 곳 없네

 

강 건너 모래사장

님 떠난 나루터에

 

무심한 조각배만

홀로 남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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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시골은 어디건 한적하다 못해 쓸쓸하기까지 하다. 예전의 흥성거리던 골목도 없고, 밥 먹으라 부르던 정겨운 소리도 없다. 굴뚝의 저녁연기도 없고, 아이 울음소리도 없다. 초저녁이면 벌써 어둠이 다 점령해버려 밤이 길고 길다.

강물 소리도 잠이 들었다. 어릴 적 멱을 감고 빨래를 하던 강물이 아니다. 강물 몇 줄기는 공장을 따라 도시의 어둑신한 구석 어딘가로 스며들었고. 또 몇 몇 줄기는 긴 잠에 들었다.

같이 꿈꾸고 웃던 비비정은 아직도 여전한데 모래사장 나루터에 조각배 한 척만 남아있다. <김제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