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이 사라질 것이다

김현두 여행작가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 속담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부모가 함께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예를 들어, 또래나 형 누나 무엇보다 어른(할머니할아버지)들을 통하여 보고 배우는 여러 가지의 학습들을 통해 한 아이가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까지 필요한 여러 것들을 마을을 통하여 만나고 이뤄진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인구감소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도시보다 더 절박한 인구절벽의 늪에 빠진 시골에서는 아이가 사라지면 학교에 학생들이 사라지고 어느 날 학교가 사라지고 난다면, 마을이 사라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도 있고, 실제 그런 사례를 이제는 심심치 않게 마주할 때 가 있다.

필자가 오늘 이렇게 학교를 화두로 삼는 것은 며칠 전에 있었던 지역사회에 진안(남)중, 진안여중에 관한 남녀공학 전환여부에 관한 설명회의 기사를 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어서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여부에 관한 설명회를 추진하는 중이라고 한다. 특히 진안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의 진행방식 도교육청이 준 문서 그대로를 옮겨 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나눠 준 유인물을 보면서 과연 현 시점에서 미래세대를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 남녀공학 전환문제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안읍에는 남녀중학교를 두 곳을 합쳐228명의 학생이 있다고 한다. 사실 면단위로 가면 전교생이 7-8명에 이르는 학교도 존재한다. 필자가 중학교를 다니던 1995년에는 진안남중학교의 전교생이 현재 두 학교를 합친 것과 비슷하거나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학생의 숫자가 급감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나고 자란 진안군은 현재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많은 지자체 중에 대표적인 지역이다. 2019년 진안군 지역에 어느 학교는 신입생이 한명도 없는 곳도 있다. 전교생이 10명 미만인데 선생님과 교직원 학생 수 보다 많은 곳들도 이제는 심심치 않게 생겨난다. 이러다가 학교가 사라지면 어쩌지?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나와 어른들의 추억과 기억들도 같이 사라질 텐데 말이다. 이제는 대안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청년과 청소년 아동들에게 쓰는 예산과 vs 노인과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의 비중을 비교해 보면 우리는 더 극명하게 인구감소나 지방 소멸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 출산과 청년백수 결혼하지 않는 청년세대에게 수많은 예산을 쏟아 부었다고 연일 뉴스와 매체에서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청년은 시골을 떠나고 다시 지방 떠나 서울로 향한다. 예산이 허튼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마을을 지켜내려면 보다 본질 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얼마 전 접한 기사에서 폐교위기의 시골 학교 인근 주민과 지자체가 전학을 오는 학생가족들에게 집을 제공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실제로 아이들을 가진 젊은 세대의 부모들은 주거의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집값은 부모의 경제적 도움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을 하기 란 하늘에 별 따기가 된지 오래다. 임금의 수준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른다.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한 가정을 위해 온 사회가 나서고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그 것은 우리의 마을을 지켜내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