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원내대표 “민주당행은 정치적으로 매장될 짓 하는 행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하루 아침에 패스트트랙 정국의 주역이 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두 번의 사보임 강행과 과감한 당내 반발 진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원내대표를 전북일보가 1일 만나 ‘뒷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밀약설과 민주평화당과의 제3지대 사전작업설을 거듭 부인하며 “민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구현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을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선거법개정안을 담은 패스트트랙이 지정됐다. 소회를 듣고 싶다.

“기득권을 깨는 게 얼마나 힘든 가를 느꼈다. 자유한국당과 당 내부의 반발이 너무 세게 다가왔다. 특히 ‘민주당’과의 선거 밀약설을 퍼트리면서 나를 거짓말쟁이로 둔갑시키려한 부분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정말 그건 아닌 거 같다.”

 

-‘민주당에 지역구인 군산 무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설과 함께 ‘김태년 전 정책위 의장에게 권리당원 1만3000명을 이끌고 민주당에 가겠다고 약속했다’는 설도 나돌았다.

“(하하하하하…)정말 모함에 대한 상상력은 끝이 없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물어봐라. 홍 대표하고 1년간 같이 일을 하면서 내 지역구와 내 선거에 대해 말 한 마디 한 적이 없다. 지금 지역구 사정이 괜찮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뭐 하러 정치적으로 매장되고 죽을 짓을 하느냐. 난 그렇게 정치하지 않는다.”

 

-그만큼 유명인사가 된 거 아닌가. 총선 앞두고 몸값을 높였다는 세평이 있다.

“그렇게 평가해준다면 고맙긴 하다. 하지만 난 원내대표로서 주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을 강행했다. 나는 과거부터 연동형 비례제를 외쳐왔고 이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심혈을 기울여왔다.”

 

-패스트트랙을 강행한 진짜 이유를 말해달라.

“민심을 반영한 국회의 구성이 가장 핵심이다. 민주주의 발전과 진보의 역사를 구현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당의 이점이 있는가.

“이점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바른미래당의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즉 독자생존이다.”

 

-그러나 오히려 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복안을 마련하겠다. (바른정당계가) 무엇을 요구하는 지,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끊임없이 파악하려고 한다. 결국 대화밖에 없다.”

 

-오신환 의원은 여전히 사보임 문제에 대한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오 의원은 계속 공수처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거듭 주장했다. 본인의 소신을 지키고자 하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오 의원이 사보임에 대해 끝까지 동의를 안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당의 의사가 결정됐으니 따라달라고 계속 설득했다. 사개특위에 가서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밝혀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그런데 본인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부득이하게 사보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이 계속 당과 반대 노선으로 가겠다고 하는 데 이를 두고 사보임을 하지 않는다면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지역구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패스트트랙안을 적용하면 전북의 의석수는 2석 가량 준다. 의원들도 바라지 않는다.

“전북에 손해가 있어도 극복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다행인 부분은 호남 지역구가 6개 줄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9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권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비례대표 의석수가 늘기 때문에 호남의 이익을 지금보다 더 강하게 반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역구를 잃는 의원들과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본회의에서 선거법이 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패스트트랙 선거법을 그대로 330일 후에 투표에 붙인다는 건 최악의 경우이다. 그 전에 한국당과 협상해 합의안을 만들어야한다. 그리고 국회에서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선거제도를 마련해서 합의한 뒤 통과시켜야 한다. 그게 내 목표다.”

 

-추후 바른미래당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자강론이 우선이다. 민생 실험정당으로서 민생과 실용을 우선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이 당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각오로 당을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

 

-패스트트랙에 동참한 게 ‘제3지대 창당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설도 나돈다.

“거듭 얘기하지만 우리당이 거대 양당이 아닌 나머지 세력과 힘을 합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과 합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결국 옛날 국민의당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합치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당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평화당과의 합당을 굉장히 싫어한다. 지금은 당내의 화합이 우선이다. 우리 당이 자강해서 지지율이 높아지면 평화당에 계신 분들 가운데 우리당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올 수 있다고 본다.”

 

-지난달 30일 공동기자회견때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듣고 싶다.

“사실 그 동안 너무 힘들었다. 손학규 대표께서 고생많이 했다고 얘기하셔서, 패스트트랙을 하는 과정의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당내 사보임 과정에서의 의원님들의 반발, 민주당 밀약설 등 많은 부분들이 떠올랐다. 당내 의원님들에게도 참 미안했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