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병역명문가 예우 뒷짐져서야

전북 지자체들이‘병역명문가’에 대한 예우를 소홀히 하고 있다. 병역명문가와 관련된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는 지자체가 태반이며, 조례를 만든 지자체들도 관련 혜택에 별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병역명문가’제도 도입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병역명문가 제도는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이 존경을 받고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병무청이 지난 2004년 도입한 제도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3대가 모두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쳐야 한다. 병역의무를 마쳤어도 방위병, 사회복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특례보충역 소집해제자 및 석사장교 전역자의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역군인으로 복무했어도 조기 전역자가 있으면 병역명문가에 선정될 수 없다. 이런 조건을 갖춘 가문이 어디 그리 흔하겠는가. 병역명문가로 선정되는 게 그만큼 영예로운 일이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 15년간 전국에서 선정된 병역명문가는 총 4637가문이다. 초기 홍보가 덜 된 탓에 2004년 첫해에 40 가문이었으나 매년 조금씩 늘어 지난 한 해에만 714 가문이 선정됐다. 그러나 전북에서 선정된 병역명문가는 지난해까지 159 가문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과거 전북이 취약보충지역으로 분류돼 현역판정을 받더라도 방위로 대체된 경우가 많아 병역명문가 배출이 적은 것 같다는 게 병무청의 분석이다.

문제는 지자체의 관심 부족으로 해당 조건을 갖추고도 아직 병역명문가 지정을 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전북지역 지자체 중 병역명문가 관련 조례를 제정한 곳은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 등 3곳 뿐이다. 광역 지자체인 전북도가 관련 조례를 제정한 것도 제도 도입 후 10여년이 지난 2015년도에서였다. 병역명문가에 대한 혜택이 미미한 것도 당사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다. 조례를 통해 해당 지자체에서 관리·운영하는 공공시설물 사용료와 입장료·주차료 등의 감면 혜택이 고작이다. 이마저도 홍보 부족으로 혜택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단다.

분단국가에서 병역은 국가 존립과 직결되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다.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평범한 국민들의 올바른 병역 이행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지탱했다. 대대로 병역 이행을 성실히 수행한 가문의 노력과 희생을 높이 평가하고 명예롭게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