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익산시가 지역의 문화재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문화재 사업을 펼치면서 지역문화를 한층 성숙시키고 있다.
그동안 익산이 가진 소중한 문화자원을 활용하지 못해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민들의 관심을 이끌지 못했다는 지적을 일소하듯 문화재를 활용한 사업들은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왕궁리 유적에서 열린 ‘야행(夜行)’은 문화재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민들의 인식 개선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늦은 밤에 펼쳐져 관심을 이끌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왕궁에서 펼쳐진 야행(夜行)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익산시는 성공적이었던 야행에 이어 ‘향교·서원 문화재활용 사업’과 ‘생생문화재 사업’, ‘백제왕궁 천년별밤캠프’ 등 다양한 문화재 활용 사업을 준비 중이다.
△왕궁리 유적에서 펼쳐진 감성 축제 ‘야행’
익산의 백제왕궁의 화려함과 수많은 별빛이 어우러지는 감성 축제 ‘야행(夜行)’은 왕궁리 5층 석탑이 위치한 왕궁리 유적 일원에서 펼쳐졌다.
문화 유적지를 거닐며 야경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감성 축제로 꾸며진 야행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섞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은은한 조명에 비친 왕궁리 5층 석탑과 이를 시샘하듯 왕궁리 유적을 훤히 밝힌 수많은 별빛의 조화는 방문객들을 매료시켰다.
시는 오랜 준비 끝에 야행을 준비하며 무려 37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畵), 야설(夜說), 야식(夜食), 야시(夜市), 야숙(夜宿) 등 ‘8夜’ 를 주제로 신규·보완한 37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늦은 밤 시작되지만 ‘VR’, ‘백제공방 체험’, ‘백제왕궁 후원 산책’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했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백제왕궁 주위를 거닐며 후원에서 간간히 흐르는 국악공연과 흐드러지게 핀 왕궁 벚꽃나무는 그야말로 익산이 가진 문화재에 숨겨져 있던 몽우리가 활짝 핀 꽃과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알기 쉬운 백제 역사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 사업’
야행이 야간문화 체험을 중심으로 백제역사문화를 향유하는 사업이었다면 청소년들이 백제 역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업은 ‘향교·서원 문화재활용 사업’이다.
함열 향교에서 펼쳐지는 이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선비들의 삶과 지혜를 교육하는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된다. 청소년들에게 전통예절 교육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도록 구성해 지역문화재인 향교가 현장의 교육을 담아낼 계획이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25회 정도 운영되며 참가한 청소년들에게는 알기 쉽고 배움과 느낌을 주는 우리 지역의 살아있는 백제를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추억을 선물하는 ‘생생 문화재 사업’
익산이 가진 다양한 문화역사 유적을 둘러보며 수많은 문화자원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문화재 체험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익산 미륵사지 유적과 왕궁리 유적은 이미 유명해졌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마한관, 고분전시관을 비롯한 익산이 가진 소중한 문화재를 모두 둘러볼 수 있도록 준비됐다. 특히 참가자에게 익산여행을 통해 문화자원의 생생한 모습을 직접 온라인 창작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지난달 시작된 ‘생생문화재 사업’은 오는 10월까지 체험형 6회, 투어형 2회로 구성됐다. 참가 신청은 익산시청으로 하면 된다.
△가족 캠프, 익산 보물찾기 등 ‘다양’
익산이 가진 소중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가족단위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우선 문화재와 함께하는 1박2일 캠프형 ‘백제왕궁 천년별밤 캠프’는 가족이 하룻밤을 지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민족의 명절 한가위에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백제왕궁 소원등 날리기’와 익산을 보물찾기처럼 즐길 수 있는 ‘익산 역사여행 속 보물찾기 스탬프투어’ 등 익산의 역사 속으로 다가갈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특히 백제왕궁을 배경으로 퓨전국악, 민요, 클래식 등이 다양한 장르의 소규모 상설공연이 매주 토요일 시민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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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헌율 익산시장 “문화유산은 지역성장 이끌 동력”
“익산이 가진 수많은 문화유산은 어느 도시도 흉내 낼 수 없는 훌륭한 자원입니다. 이 자원은 익산의 정통성이며 익산의 경쟁력입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세계유산의 도시 익산시의 경쟁력을 한껏 높여나갈 계획이다.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사실에 근거한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많은 볼거리에 체험거리를 접목한 다양한 문화재 활용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를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정 시장은 “문화유산은 지역성장을 이끌 핵심자원이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왔다”면서 “이번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야행을 시작으로 문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이뤄 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에 갖춰진 문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와 함께 지역민들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계획도 추진한다.
정 시장은 “우리 시민들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륵사지석탑과 백제의 왕궁, 익산시를 둘러싼 다양한 문화유산의 도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세계유산의 도시 익산은 무한한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서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