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새벽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집이 차가워졌다.
장례식장으로 갔다.
겨울처럼 차가웠다.
“아빠 차가워”
아빠가 울었다.
장례식장은 겨울처럼 차가웠다.
* 아연이는 마음이 깊은 아이입니다. 내 마음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 대상이 아빠라고 해도 말입니다. 또한 할머니가 돌아가신 일에 대해 한 번도 ‘슬프다’라는 표현이 없음에도 이 시에는 슬픈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읽는 사람들에게 장례식장의 느낌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참 좋은 시입니다. 또한 아연이가 앞으로도 시를 많이 쓰는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경종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