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챌런지

2012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아 꿈을 접어야 했던 미국 보스턴대 야구부 주장 피트 프레이티스를 돕기 위해 펼쳐진 캠페인이 SNS와 결합을 통해 전 지구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이스버킷챌린지’다. 얼음물을 끼얹은 후 다음 도전자를 지명해 기부릴레이를 이어가는 방식의 이 캠페인에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게이츠 등의 유명인사가 참여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끌게 됐다.

‘아이스버킷챌린지’와 같은 방식의 참여운동이 SNS시대 새로운 캠페인 방식의 모델로 떠올랐다. ‘아이스버킷’ 대신 캠페인 이름을 넣은 ‘챌런지’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심심치 않게 달구고 있다. 거대 담론이 아니더라도 실생활에서 불편하거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운동들도‘챌런지’라는 옷을 입고 SNS를 통해 번지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엊그제‘소생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언론과 SNS를 통해 소개됐다. ‘소생 캠페인’(‘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의 준말)은 급성질환이 발생했을 때 생명을 구해주는 역할을 하는 닥터헬기가 소음문제 등으로 자유롭게 이착륙하지 못하는 제약을 타개하기 위한 캠페인이다.‘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또한 현재 각계 인사들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이 캠페인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스버킷 이후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챌런지로 올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된 ‘독립선언서 필사 챌런지’를 꼽을 수 있다. 독립선언서 한 문장을 종이에 적은 뒤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 이 챌런지는 독립선언서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3.1운동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독립선언서 필사 챌런지’를 보면서 동학농민혁명이 오버랩 됐다. 동학농민군이 내걸었던‘대의’를 필사하는 챌런지를 진행한다면 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훨씬 깊고 넓어질 것이란 생각에서다.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데 중요한 문제의 하나가 혁명의 대중화다. ‘무장창의문’ ‘백산격문’ ‘폐정개혁안’ 등 농민군이 바라고 외쳤던 세상이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