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전주 특화거리 (하) 대안] "특화거리 활성화, 이제 함께 만들어 가야"

지자체와 거리 상인들이 만드는 거리 ‘전주 객리단길, 양양 서핑마을’
전문가 “정부와 지자체 정책과 거리 주체들의 협력 필요”

29일 전주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전주시 다가동의 객리단 길에 많은 시민이 찾아와 북적이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주의 차이나거리나 웨딩거리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 특화거리보다 거리의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특화거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의 새로운 바람 다가동 ‘객리단길’

최근 전주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명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으로 ‘객리단 길’이 꼽힌다.

이곳은 ‘전주객사1길’과 ‘전주객사2길’ 일대를 지칭하는 곳으로 몇 해 전부터 임대료가 싼 곳을 찾던 젊은 상인들에 의해 상권이 형성됐다.

투박함이 아닌 독특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이국적인 음식(에스닉 푸드)은 젊은이들이 이 거리를 찾게 만들었다.

거리를 찾은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SNS를 활용해 거리를 노출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도 생기면서 현재 전주의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로 탈바꿈하게 됐다.

객리단길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전주시는 도로를 정비해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거리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객리단길 활성화를 위해 18개의 카페 상인들이 모여 민관협의체를 만들었다.

 

△서퍼들의 성지 강원도 양양 죽도해변 서핑마을 거리

강원도 양양의 죽도해변은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지난 2009년 강원 양양군 인구중앙길을 중심으로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이 생겨났고 이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하게 됐다.

서핑마을 상권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외국 음식을 제공해 서핑장비 대여점 같은 밀집된 공간을 넘어 서핑문화를 만들고 보여주는 거리를 만들었다.

지자체는 관광객 유입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로 정비 등을 제공했고, 상인들은 주민들과 공동체를 만들어 거리를 활성화했다.

서핑마을은 기존 지자체 예산 투입을 통한 거리 형성 및 활성화가 아닌 자생적으로 형성된 거리에 민·관이 함께 거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함께 만들어가는 거리

전문가들은 거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과 함께 상인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지욱 전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정주인구가 확보가 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하며 정주 인구가 확보되면 이들이 소비할 수 있는 기회나 시설들을 조성해야 한다”며 “상인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의 저서 ‘골목길 자본론’을 통해 골목상권, 거리상권 등의 실패 요인을 공동체 문화의 부재로 본다.

모 교수는 “상권들은 서로 동업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경쟁만 하다 보니 내부 협력을 강화하지 못한다”며 “지역 정체성을 담은 개성 있는 거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주민과 상인·예술가·청년 창업가 등 거리 주체들의 협력과 협조가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