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던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가 125년 만에 영면에 들어갔다.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지난 1일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서 ‘환국 동학농민군 지도자 안장행사’를 거행했다.
이날 영면에 든 유골은 지난 1995년 7월 25일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한국동학당 수괴’라는 문구가 붙은 채로 발견됐다. 이듬해 2월 당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이었던 한승헌 변호사가 일본을 찾아 이를 확인한 뒤 유해봉환추진위원회를 구성, 같은 해 5월 30일 전주입성 102주년에 맞춰 전주로 모셔왔다.
하지만 유골의 신원을 밝히지 못한 채 2002년 10월 11일 전주역사박물관 전시실에 모시게 된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동학농민군 추모관인 녹두관에 영구 안장했다.
이날 행사는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발인식을 시작으로 꽃상여 행진, 진혼식, 안장식 순으로 거행됐다.
이종민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봉환부터 안장까지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후손으로서의 도리를 하게 돼서 다행”이라며 “그동안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관계기관과 전주시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