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안전 위협 ‘부실 교통시설물’ 수사 확대하라

시민들은 도로차선이 유난히 흐릿하고 빛이 반사되지도 않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부실시공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가졌을 법 하다. 그런데 혹시나 했던 차선도색 부실시공이 사실로 드러났다.

불법 하도급으로 차선 도색을 한 업체가 부실시공을 하고 관리?감독을 해야 할 발주기관은 직무를 유기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업자와 공무원 사이에 금전 거래가 오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건설업체 대표 A(40)씨 등이 운영하는 도색업체 20곳과 무면허 하도급 업체 9곳의 대표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그제 밝혔다. 부실시공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고 준공검사를 내준 전주시 공무원 B(38)씨도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건설업체 대표 A씨 등은 지난해 전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차선 도색공사 24건(21억원)을 낙찰 받은 뒤 공사금액의 30∼40%에 해당하는 6억 20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하도급을 주었다. 이중 공사 13건을 맡은 하도급 업체 3곳은 무면허였다.

30~40%의 공사비를 떼인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를 제대로 할 리 만무하다. 1.5~2㎜ 두께로 칠해야 할 페인트를 1㎜ 정도로 칠했고 차선은 한 달도 되지 않아 벗겨지거나 뜯겨져 나갔다.

또 야간 반사용 유릿가루를 도색 페인트에 적게 섞거나 값싼 자재를 사용했다. 도로의 백색과 황색선(기준치 각각 240과 150) 수치가 100 이하로 떨어지는 데는 최소 1년이 걸리지만 이 경우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백색 70, 황색 50으로 떨어졌다. 어린이 안전을 확보해야 할 초등학교 3곳의 주변 도로도 부실 시공했다.

관련 공무원은 규정된 자재와 적정 시공 여부 등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준공검사를 내주었다. 눈 감아준 꼴이니 업체와의 유착의혹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불법 하도급과 발주기관의 감독소홀, 업체와 공무원 유착의혹 등 차선 도색공사가 이른바 ‘비리 3종세트’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하는 의혹이 있고 또 시민안전과 밀접하기 때문에 이 기회에 교통시설물 전반의 불법 및 부실시공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