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은 흔히들 알고 있듯이 ‘관심 종자’의 줄임말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로, 그 욕구가 병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뜻하는 ‘관심 병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타인에게 관심을 받을 목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고, 이목을 끌만한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나는 관종이다.
SNS를 즐겨하고 사진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가 도달하게 하기 위해 해시태그를 하기도 하고,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 예쁜 사진들을 올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나를 ‘인스타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충’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한다. 하지만 나는 관종이 결코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을 폄하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한번은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만인관종설’을 주장한다. 모든 사람들은 관종이고, 단지 그 정도가 다를 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관심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나는 그의 의견에 적극 동감하는 바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함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SNS에 올리지 않더라도 옷을 입거나,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그렇다. 모든 사람이 가진 특성은 곧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사람들의 그런 ‘관종력’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관종이 대세 중의 대세가 되었다. 미디어 환경이 아무리 발전해도 모든 미디어들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라고 생각한다. 관종들은 이제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낸다. 팔로워가 많은 SNS이용자는 자신의 계정으로 광고를 하고, 그 광고는 그의 모든 팔로워들에게 도달한다.
또 다른 관종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소속사 개념인 ‘MCN‘사업이 급부상한 이유도 그렇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주 수익원은 역시 광고이다. 구독자의 수가 많을수록 광고가 도달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당연히 광고료는 상승한다. 따라서 채널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기위해 크리에이터들은 MCN의 도움을 받는다. 즉 구독자의 수를 늘리기 위함이다.
내가 최근 관심을 갖기 시작한 여행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역시 그렇다. 사람들이 여행사진을 SNS에 업로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보공유의 목적도 있겠지만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여행에 미치다’는 그들의 관종력을 이용해 광고수익을 창출하기도, 기업과 마케팅을 함께하기도 한다. 역시 커뮤니티를 함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도달범위를 높이기 위함이다.
이쯤 되면 어떤 광고든 SNS를 거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절대 관종을 얕봐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활용하고, 그들과 협업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관종들의 콘텐츠를 보고, 그들을 연구한다. 영향력있는 관종이 되거나, 그들을 연구하거나. 그 것이 미디어를 전공하고 있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김지윤 청춘부보상 홍보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