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로운 인사말은 접어두고 동생 광팔 보시게. 나라가 환난에 처하면 백성도 근심해야 한다네. 형세가 아주 어려워서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자리 삼는 고초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네. (중략) 바라건대 죽고 사는 것은 나라의 운명과 함께하는 것일세. 갑오년 늦가을날 형 광화 보냄.”- 동학농민군 유광화 편지.
“어머님께 올리나이다. (중략) 12월 20일 소식도 모르고 이날 나주 옥으로 오니 소식이 끊어지고 노자 한 푼 없으니 우선 굶어 죽게 되니 어찌 원통치 아니하리오. 돈 300여 냥이면 어진 사람 만나 살 묘책이 있어 급히 사람을 보내니, 어머님 불효한 자식을 급히 살려주시오. 1894년 12월 28일 달문 상서.” -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
동학농민군이 1894년 가족에게 쓴 편지가 24일 개막하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기획특별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1894년 동학농민군 유광화가 고향에 있는 동생 유광팔에게 보낸 한문편지와 전남 나주지역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약한 한달문이 나주초토영으로 압송된 후 어머니에게 보낸 한글편지 등 2점이다.
후손 김순덕·한우회 씨가 각각 기증한 이 편지들은 동학농민군이 직접 쓴 몇 안 되는 기록물로, 전투에 참여한 비장한 각오와 그간 겪었던 고초가 담겨있다. 고향과 가족을 뒤로 한 채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걸어갔던 농민군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한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마련한 특별전 ‘우리 곁의 동학농민군 이야기’전은 2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