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경찰입니다”
최근 일부 여경의 일탈과 직무집행 과정을 문제삼아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1일 제19주년 여경의 날을 맞은 여성 경찰들의 마음은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다른 남성경찰과 똑같이 근무하면서 함께 국민 안전과 치안에 힘쓰고 있는데, 논란의 대상이 돼 주목받는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여경의 날’은 경찰 조직에 첫 여경이 부임한 1946년 7월 1일을 기념해 지난 2000년 7월 1일부터 ‘여경의 날’을 공식 지정, 기념행사를 치러왔다. 2004년 드라마 ‘다모’의 이름을 따 여경을 일계급 특진시키는 ‘다모대상’까지 제정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일계급 특진이라는 부분에서 남성 경찰관들과 차별이라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폐지됐고, 경찰의 날이 따로 있는데, 굳이 여경의 날 행사까지 해야하느냐는 내·외부 지적 속 2016년을 끝으로 여경의 날은 기념식조차 열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여성 경찰관이라는 이유로 음주운전사고를 냈다고 주목받고, 취객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받으면서 여경혐오로까지 번졌다.
이런 가운데 여경의 날을 맞는 일선 여경들의 마음은 착찹하기만 하다.
올해로 경찰 입문 3년차인 A여경(일선 지구대 근무)은 여경의 날을 맞아 인터뷰를 하면서도 실명공개조차 꺼렸다. A씨는 “최근 여경 논란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찰관으로 성을 구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여성대상 범죄에 있어 남성 경찰관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해 이를 토대로 범인을 검거하는데 용이한 부분이 있다”고 여성 경찰의 강점을 꼽았다.
경찰 입문 4년, 강력팀 근무 3년차인 B여경 역시 여경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고 오히려 경찰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 역시 “살인사건부터 방화, 추격전에서 범인 검거까지 여성 경찰이라고 다를게 없다”며 “저 역시 많은 범인을 혼자 제압해 검거부터 검찰에 송치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남성 경찰과 여성 경찰 사이에서 생리적인 부분이 서로 다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상호 보완을 통해 각자 성 강점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긍정 효과도 있다”며 “여경이 강력사건을 기피한다는 편견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 덧붙였다.
박종승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파생되는 여경에 대한 편견은 일부 사례를 가지고 생기는 경우다”며 “실제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여경도 많고 여경 남경을 떠나 당연히 경찰이기 때문에 치안과 안전에 신경써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 스스로도 홍보에 있어 젠더를 이용하게 되면 당연히 논란을 부추길수 밖에 없기 때문에 똑같은 경찰의 모습을 보여줘 편견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경찰 총인원 수는 4879명이며 이중 여성 경찰은 499명으로 10.2%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근무유형별로는 132명이 치안 최일선인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여성청소년 부서 98명, 지능범죄 부서 72명, 경무계 35명, 수사지원 27명, 교통 25명, 생활안전 24, 청문 19명, 강력범죄 16명, 112상황실 15명 등의 순이다.